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 모두가 행복했던 나눔의 여행, 그 17년의 기록과 기적
오중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중빈

 

저자는 만 세 살 때부터 여행을 떠났습니다. 30여 개국을 천천히 둘러보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습니다. 페르마타 하티라고 하는 보육원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했습니다(고아원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습니다. 중립적인 뜻인 보육원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열일곱에 이런 경험을 했군요. 우리나라에서 열일곱이라는 나이는 공부에 전념해야하는 시기라고 알려져 있죠. 입시를 넘어선 삶이라 더 보람된 삶처럼 보입니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떠났으니 금수저인가 생각이 첫번째로 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의 부모님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다만 사교육에 드는 돈과 시간을 여행으로 바꿨을 뿐입니다. 보통 대학생 때까지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큰 단위라고 하잖아요. 그 돈으로 여행을 한다면 많은 곳을 둘러 볼 수 있지요.

 

여행을 하면서도 세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되도록 많은 현지인을 만났습니다. 여행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요.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야 그곳의 문화를 만나게 되잖아요.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와본들 프랑스 문화는 이해가 안 되죠. 되도록 많은 현지인을 만나기 위해 나머지 두 원칙이 생겼습니다. 저렴한 숙소 이용과 길거리 음식 먹기라는 원칙이죠. 어린 아이에게 부모로서 고민은 많이 되었겠습니다. 여독을 풀기에는 비싸더라도 편안한 숙소가 좋죠. 혹시나 물갈이, 낯선 음식으로 인한 배탈 등도 걱정이 되니 깨끗한 음식을 먹이고 싶었을 겁니다.

 

그리고 발리라는 휴양지에서 찾은 보육원에서의 봉사활동. 이 내용이 이 책의 주를 이룹니다. 여기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칩니다. 저자가 바이올린을 배웠거든요. 음악은 쓴다고 없어지지도 않고 그 여운이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선물로 참 좋은 아이템이죠. 보육원 아이들도 음악을 배워서 공연을 했습니다. 발리 현지에서도 대단하다고 후원금이자 공연비를 줍니다. 이렇게 실질적인 금전적 수익도 올립니다.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발런트래블링이라는 재능 기부의 장을 열었습니다. 발리까지 찾아온 여행객들 중에 기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까요. 그들을 연결해주기로 했죠.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검색을 해봤죠. 7시간 비행 거리라서 아직은 아들, 딸과 함께 여행하기는 힘든 거리네요. 저자는 어리지만 저에게 행동하도록 할 들 정도로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습니다.

 

육아 서적을 읽은 기분입니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있구나제가 이 책을 읽고 바로 아들, 딸에게 여행을 시키지는 못하겠죠. 그러나 철저한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에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줄 수도 있습니다. 이 책 덕분에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책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