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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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로망이 있습니다. 나에게 함부로 대했던 상사에게 무심한 듯 툭 던지죠. 그 상사는 놀라움 반, 걱정 반, 부러움 반으로 반응하겠죠. 생각만 해도 통쾌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직서를 함부로 제출하지 않습니다. 이 행동이 어떤 후폭푹을 일으킬지 잘 알기 때문이죠.

 

저자는 부모님 말 잘 듣는 모범생입니다. 일본 대기업 아사히 신문사를 다녔던 50세 미혼, 골드 미스에요. 대학 졸업 후 28년 동안 쭉 회사를 다녔죠. 남들은 다 부러워할 삶을 살아 왔습니다. 어느날 일탈을 합니다. ‘아프로 헤어를 했어요. 둘리에 나오는 마이콜이 하던 머리스타일입니다. 모범생이 시도하기에는 난해해요. 이 헤어스타일 이후 인기가 생겼습니다. 의외로 인생은 단순하다는 생각을 하죠. 이를 계기로 자기 삶을 되돌아봅니다. 돈보다는 시간과 자유를 원한다는 결론에 이르자 퇴사를 결심합니다.

 

우리 노후를 상상해봅시다. 별로 아름답지 못해요. 수입이 급격히 떨어져요. 아끼며 살아야 하죠. 결국 돈이 없어도 행복한 삶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대기업 출신입니다. 연봉도 상위에 속하죠. 풍족한 삶을 누려왔습니다. 무언가 사야하고 채워져야 행복하다 느꼈죠. 그러다가 지방으로 발령이 납니다. 시골이니 모자란 삶을 삽니다. 마트도 없고, 편의시설, 문화시설 다 부족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여기에서 채우는 삶이 아니라 비우는 삶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마트에서처럼 사계절 채소와 과일이 있으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제철 음식을 기다리는 행동이 더 행복하더라고 깨달아요.

 

일본과 우리나라는 전쟁 후 빠른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했죠. 그러나 정작 우리는 물질적인 사회에서 자립이 아니라 의존을 낳았습니다. 있으면 편리하다는 물건을 살 형편이 되었죠.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아니에요. 없으면 불행해졌습니다.

 

회사 사회에서 인간 사회로 나아가자고 주장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풍요가 지배하던 시절이 쭉 이어져 왔습니다. 그전까지 삶이 추구하는 방향은 열심히 일해서 풍요로워지면 행복하다는 쪽이었죠. 그래서 회사 사회를 장려했습니다.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고 많이 소비하면 모두가 행복했으니까요. 어느 정도로 회사 사회냐? 저자가 퇴사한 후 새로이 집을 알아볼 때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인은 50세의 무직자를 좋게 봐주지 않습니다. 사회 부적응자, 잠재적 문제인으로 봅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물질이 없어서 굶어죽는 시대가 아닙니다. 지금 시대에는 회사 사회를 추구해서는 안 되죠. 인간 사회여야 모두가 행복합니다.

 

단순히 강아지 목줄과 같은 직장을 떠나라는 내용의 책이 아닙니다. ‘회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를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자는 내용입니다. 회사를 그만둔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도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일이란 취직을 위해서도,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에요. 그 이상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철학적인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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