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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의 조건, 열정으로 갈아신어라 - 신발왕 트렉스타 권동칠의 끝나지 않은 도전
권동칠 지음 / 성림비즈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열정으로 갈아신어라. 권동칠
저자는 토종 브랜드로 아웃도어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입니다. 자기 업종이 레드 오션이 아니라고 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미용실, 피자집, 커피숍, 치킨집 등 블루 오션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저자가 몸담은 아웃도어 시장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등산복을 참 좋아하죠. 그렇다고 해도 이 작은 나라에 아웃도어 시장은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OEM과 자체 브랜드 개발 사이에서 갈등하는 기업은 참 많습니다. OEM은 주문자 생산방식입니다. 지금도 등 따뜻하고 배부른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죠. 반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말은 완전히 새로운 기업이 되겠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처럼 늘 신발을 만들던 업체라고 해도 OEM 방식으로 일하던 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신발을 만들기는 쉽지 않죠.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끊임없이 시장의 니즈를 파악해야 합니다. 브랜드 가치도 높여야 하고요. 신상품 개발, 마케팅, 다른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등 가시밭길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OEM에 머물지 않습니다. 자체 브랜드 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계기는 이렇습니다. 1990년 국내 신발업계 뿐만 아니라 OEM 방식은 모두 칼바람을 맞이합니다.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공장을 중국, 태국과 필리핀 등 인건비가 싼 곳으로 옮겼습니다. 제자리에 안주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망한 거죠.
저자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일화가 몇 가지 있습니다. 다들 자기가 나름 열심히 살았노라고 얘기를 하죠.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이 기준이 다릅니다. 저자가 회사를 차리기 전 월급쟁이 시절에는 그런 그에게 입사 3년 만에 해외영업 파트 책임자로 임명합니다. 3년만에 영업부 책임자까지 올라가려면 얼마나 열심히 일했을까요? K2 관계자 눈을 피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할 때도 낮에는 K2가 주문한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밤에 새로운 회사를 만들 준비를 했죠. 이렇게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하자 저자를 돕겠노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당신이 수락한다면 창업 자금으로 30만 달러를 지원하겠소.’ 당시 저자 월급이 22만 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 사람은 충분히 믿을만한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30만 달러를 지원하면 틀림없이 더 큰 이익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는 신용이 있었겠죠.
저도 어딘가에 보내기에는 아까운 인재들이 떠나가기도 합니다. 새로운 분야, 새로운 장소 등으로 길을 개척하죠. 저자가 창업을 결심했을 때 당시 사장도 아까운 인재를 보내기 싫었겠죠. ‘해보게. 젊었을 때 창업도 괜찮지. 대신 조건이 하나 있네. 빨리 망하고 다시 내게로 돌아오게. 자네 자리는 언제든 비워두겠네.’ 그때 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만큼 좋은 직원이라는 말이죠. 제가 월급쟁이 시절에도 이런 평가를 받았을까요?
제가 하는 일을 그만두고 이 사람 밑에서 일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처자식이 있는 몸으로 함부로 그만두지는 못하겠죠. 그러나 24시간 옆에서 보좌할 기회를 준다면 배울 점이 참 많겠습니다. 24시간 보좌를 해야한다면 아마도 제가 돈을 더 내고 일해야겠네요. 그 자체로 컨설팅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