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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손현 지음 / 미메시스 / 2016년 9월
평점 :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손현
“지금이 아니면 도저히 기회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여행을 떠난다. 주변에서는 안정적인 직장을 발로 차버렸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떠난다.”
그동안 읽어온 많은 여행 서적들이 보여준 주 내용이었습니다. 여행은 나를 찾아 떠나는 것이죠. 틀림없이 여행은 나를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해줍니다. 쳇바퀴 돌아가는 따분한 삶을 이어가기에는 우리 젊음과 열정이 너무 아깝죠. 지금이 아니면 떠날 시간도 없습니다. 저는 훌쩍 떠나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늘 궁금합니다. 여행을 다녀오고는 삶이, 자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너무 궁금해요.
자동차 여행과 모터사이클 여행을 비교해봅시다.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은 더우면 에어컨을, 추우면 히터를 켭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운전에 큰 영향을 주지도 않죠. 졸음운전이 정말 무섭지만 차를 세워두고 잠깐 눈을 붙이고 다시 운전하면 됩니다. 반면 모터사이클은 달리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넘어지면 최소 중상이죠. 기본적으로 이 무서운 사실을 바탕에 깔고 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춥거나 비가와도 온 몸으로 바깥 날씨를 견딥니다. 졸려도 잠깐 눈 붙이기는 힘듭니다. 특히 치안이 좋지 않은 한적한 곳에서는 더 그렇죠. 그리고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릴 경우에 생기는 바람소리가 고막을 강타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청력에 큰 문제가 생깁니다.
저자는 자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왜 하필 모터사이클로 떠났을까요? 사람들이 다 떠나는 인도나 유럽이 아니라 유라시아라는 사실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위험천만한 모터사이클을 선택한 이유가 더 알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는 ‘모터사이클 여행’으로 검색을 해서 까페와 블로그를 기웃거려봤습니다. 모든 사실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려봤죠. 모터사이클 여행이 여러 가지 여행 방법 중에서 조금 더 원초적이고 자유에 가깝습니다. 영화 <비트>에서 눈을 감고 달리는 정우성이 떠오르더군요. 젊음이 가지는 무모함, 고단함, 외로움, 패기 등을 느끼기에 모터사이클이 조금 더 적합합니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합니다. 도로위의 철학자가 되었더군요. 세월호, 유럽 난민, 경제적인 문제, 무용수로서의 삶, 인간으로서의 삶 등. 외국사람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과 이런 대화를 하면서 그만의 철학이 성장했습니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쓸 때는 일반적인 여행서적보다는 내용이 무겁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가벼움만을 얻어와서는 안 되겠죠. 이 책은 왜 하필 모터사이클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했는지 생각하며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유럽이 아닌 일상에서 모터사이클 여행하듯 살아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