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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 - 내성적인 당신이 변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이유
에비스 요시카즈 지음, 강한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 - 에비스 요시카즈
“인간관계에 그렇게까지 공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단순히 가기 싫어서 장례식장에 가지 않습니다. 거기다 음식점에서도 맛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면? ‘분위기 파악 좀 해라’는 말을 잘 듣는 사람, 이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어떨까요? 내 아들이 이렇다면 무언가 답답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만화가이면서 방송인입니다. 일본에서는 알려진 연예인이죠. 옷이나 외모 등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스타일의 방송인. 지금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방송 경력도 40년 가까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철없는 아저씨 정도로 보이려나요? 아주 자유롭게 사는 연예인 몇몇과 닮았습니다. 일견 내성적, 개인주의적, 눈치없는 인간으로 느껴집니다.
사람 인, 인(人)이라는 글자 자체가 사회적 인간임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저자는 사람은 자유로워야 한다며 ‘무리’에 속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리의 일원이면 무언의 압력을 받기 쉽죠. 내성적인 인간의 느낌이 팍 오나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스스로 묵묵히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집 근처에 사는 친구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어도 약을 사들고 가지 않습니다. 아픈 친구가 약을 사다주면 좋아할지, 몰골을 보여서 부끄러워할지 모르기에 그냥 거리를 두는 방식을 택합니다.
스스로를 ‘내성적 외톨이형 인간’이라고 하지만 주관은 뚜렷합니다.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하다고 할까요. ‘자유’를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보고 있습니다.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적 시선, 집단의 힘, 눈치 등을 피합니다.
자존감은 높습니다. 사치품으로 스스로를 표현하지 않아요. 사회적 시선을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왕따를 당해도 왕따를 당한줄 모를 정도로 멘탈이 강합니다. 아베노믹스, 일본의 우경화, 전쟁에 대한 위험 등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잘 피력합니다. 특히 전쟁만큼은 절대 반대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송두리째 앗아가니까요.
인간이 가진 이중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해줍니다. 박지성 선수가 ‘축구는 잘하고 싶은데 유명해지기는 싫다’라고 했죠. 축구를 잘하는데 유명해지지 않을 수가 있나요? 마찬가지로 저자도 개성 있는 만화가로 기억되고 싶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아주 평범하고 싶어합니다. 고독을 느껴본 적도 없지만 첫 번째 부인과의 사별 후 너무 큰 고독을 느꼈습니다. 혼자가 편한, 외톨이형 인간이니 부인과의 사별을 별 어려움 없이 넘기리라 생각이 되죠. 그러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둘째 부인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을 금방 했답니다. 첫째 부인을 사랑하지 않아서라기보다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솔직히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너무 내성적이라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고, 돈으로 자유를 구입해서 산다면 정당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면을 보면 철저한 현실주의자 같아 보이죠. 인간이 가진 양면성 중에서 어두운 부분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읽어볼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