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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지배하는 유통 마케팅의 힘 ㅣ 성과를 지배하는 힘 2
양승식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유통 마케팅의 힘 - 양승식
현재 유통업에 대해서 책이 몇 권 정도 나와 있을까요? 예스24에서 찾아보니 몇 권 되지 않습니다. 현대는 소비의 시대죠. 소비 시장에서 유통을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반드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통과 제가 하는 일이 관계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을 해봅니다. 얼핏 생각하니 별 상관이 없네요. 그러나 저자가 유통업계에서 일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하는데 사람이 하는 일의 본질은 다르지 않구나. 특히 유통업도 영업직인지라 서비스업종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많아요.
저자는 20여 년 동안 실전에서 경험한 유통 지식을 알려줍니다. 이 지식이 책상위의 죽은 지식이 아니라, 선배가 술자리에서, 또는 현장에서 알려주듯 실용적이에요. 책의 말미에는 대기업의 ‘갑’스러운 상황에 대해서 성토하고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가능할법한 내용이죠. 이런 내용을 책에 써도 저자에게 불이익이 없는지 걱정까지 되네요.
유통을 업으로 삼는 벤더는 바이어에 비해서 ‘을’이 될 때가 많습니다. 간과 쓸개를 다 집에다 두고 일을 해야하네요. 특히 부고장을 받았을 때에 대처법이 놀랍습니다. 첫날에 바로 달려가서 상주의 손발이 되어준답니다. 알고 있는 장례지도사까지 대동해서 장지까지 따라가고 상주의 운전까지 맡아줍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죠. 예전에 백화점에서 VVIP를 전담하는 팀장은 이와 비슷하게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도 ‘설마 이렇게까지 하겠어?’ 생각을 했는데 저자가 본인이 직접 그렇게 하고 있으며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다 하니 인증이 제대로 된 셈이네요.
저도 일을 하면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이, 신체의 상태, 지식의 정도, 가치관 등에 따라서 너무도 다른 환자들이라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같은 병으로 오더라도 설명은 달리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쉽게 설명드려야 할 환자가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알려드려야 할 환자가 있습니다. 이럴 때 진료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중풍이 걸릴 확률이 높은 환자인데 “나는 그런 거 안 걸려. 쓸데 없는 소리 말고 그냥 머리 아픈 곳에 피나 빼”라고 얘기하는 환자분이 있습니다. 반면에 중풍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데 “제가 손가락 감각이 이상해요. 1년 사이에 머리 MRI를 두 번이나 찍었는데 이상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불안해서 또 찍어야겠어요”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러면 ‘왜 의료인이 하는 말을 믿지 않을까?’ 스트레스가 큽니다. 그런데 저자가 의료업을 한다면 별 스트레스 받지 않을 거 같아요.워낙 단련이 되어서요. 저도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스트레스를 덜 받겠네요. 간과 쓸개 다 버려두고 쓸데없는 자존심은 내세우지 않아야겠습니다. 도움을 더 줄 수 있는 방법을 신경을 쓰는 편이 더 나아요.
유통업에서 제품을 전시하는 것 하나 하나까지 얼마나 세심히 신경을 쓰는지 알고 감동했습니다. 바이어에게 상품을 꺼내줄 때 연습까지 해야 한답니다. 환자분께 질병에 대한 설명을 드릴 때 연습을 한 적이 있었던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