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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좀 나눠줘
김태현.김현숙.이영호 외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10월
평점 :
아내 좀 나눠줘 - 김태현‧김현숙‧김영호
제목이 너무 발칙하고 자극적입니다. 빨간색 띠지에 자극적인 제목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책에 눈길을 한번씩 더 주는 것만 같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후로 이렇게 공감한 책이 없었다 합니다. 그 책은 나온지가 20년도 더 된 책이지만 지금 정리본을 읽어봐도 공감되는 내용이 너무 많아요. 대학교 때 저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의 이름이 거론되니 더 읽고 싶어진 면도 있습니다.
이 책은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 남녀의 성(性), 사랑, 결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도입부에서는 인간을 다른 짐승이나 동물들과 같은 급으로 놓고 이야기합니다. 앞부분은 좀 지루한 면이 있어요. 책의 4분의 1 정도 되는 ‘JFK 신화편’를 보면서 슬슬 재밌어집니다. 그렇다고 앞부분을 건너뛰어서는 곤란합니다. 뒤의 심리 상담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앞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방송에서 하는 부부클리닉이나 ‘사랑과 전쟁’ 등을 재미있게 시청하잖아요? 여기서는 ‘유인원, 문명인, 자선가, 광대’라고 하는 네 가지 성 성격에 따른 부부의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심리 상담을 통한 내용들이죠. 너무 극적이고 일상적이지 않아서 실감이 잘 안 나기는 하지만 네 가지 성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재밌습니다.
‘나는 과연 나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그래서 철학서에 가까운 느낌도 듭니다. 한 마디로 내용이 뒤로 갈수록 어렵습니다.
‘행복한 부부는 평화롭지만, 평화로운 부부가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침묵을 더 경계합니다. 건전한 부부싸움을 권하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부로 살게 되면 서로 많은 감정을 교류하게 됩니다. 시작은 비록 이 책에서 말하는 원초적인 ‘정욕’에 의한 것이었겠지요. 그 다음에는 ‘애정’이라는 단계를 통해 서로의 성 성격을 알아갑니다. 그리고는 이해를 시작하죠. 그런 다음에 비로소 ‘정’이라고 하는 성 성격 차이를 이해하고, 오히려 그 차이에서 오는 기쁨을 나눕니다. 부부가 같이 살면서 아이를 키우면 서로에 대한 끌림이 줄어든다 하잖아요? ‘정 때문에 산다’는 말이 못난 남편과 못난 아내가 어쩔 수 없이 같이 사는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저 말이 멋진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힐링이 되었네요.
- 자신을 미진, 상대를 유진
- 생존에 보다 유리한 친구를 다른 경쟁자보다 더 빨리 만나려는 욕망, 바로 경쟁의 욕망이 생겨났다.
- 성기를 여성의 생식기에 찔러 넣을 수 있도록 단단해지는 방법, 이미 여성의 생식기에 들어간 정자를 제거하는 방법 등
피가 몰려 단단, 뼈를 가진 성기, 바구미는 수정 후에 거품처럼 생긴 분비물로 여성의 생식기를 막는다. 그리고 그걸 뚫을 수 있는 가시 달린 성기를 개발, 일부 무리는 배 아무 곳에나 정자를 찌를 수 있는 기술 발전
- 다른 포유류 종족이 서로 전투를 벌이는 이유가 생존과 번식 때문이듯, 인간과 인간이 싸우는 주된 이유 역시 사냥감과 여성이다.
- 어느 종족이건 여성은 부족했다. 남성의 수가 적었으나 우두머리가 여성을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 현재 존재하는 포유류의 4%, 인류의 20%만이 일부일처 방ㅇ식에 따라 짝짓기를 한다. 다른 곳은 일부다처 방식.
- 남자는 여자에게 ‘성기를 받아들였느냐’, 여자는 남자에게 ‘그 여자를 사랑하느냐’라고 묻는다. 여자는 ‘그 남자를 사랑하지만, 성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대답하고, 남자는 ‘성기를 삽입했지만, 그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 합리적이고 타협적ㅇ니 부모의 양육을 경험한 사람의 성 성격은 건전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성 성격은 짝을 더 빨리 찾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짝이 늘 곁에 있기를 원하며, 짝의 마음을 얻는 일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발현된다.
- 결혼이라는 절차는 서로 다른 성격이 만나서 하나의 성격이 되는 게 아니라, 두 성격의 차이에 친숙해지는 것이며, 짝을 이해하는 긴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다.
- 열등감은 다른 사람들과의 직·간접적인 비교에 의해 촉발되고, 보여주려는 가면이나 욕심의 두께에 따라 정도와 심각성이 달라진다.
- 사랑의 원동력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다.
- 자선가 부부에게는 짝의 행복이 쌓일수록 비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밖에 없다.
- 우리 주변에는 자기 또는 자신이 빠진 배려와 헌신으로, 다시 말해서 비어가는 자신으로 빈껍데기를 지어가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
- 네 가지 성 성격 : 유인원, 문명가, 자선가, 광대
- 갈등상황의 대처
1. 유인원 : 성질, 감정
2. 문명인 : 조목조목 따진다. 논리
3. 자선가 : 어떻게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배려
4. 광대 : 평화를 얻기 위해 덮는다.
- 진정한 의미의 광대는 없다. 광대의 특질을 유달리 많이 가진 유인원과 문명인과 자선가가 있을 뿐.
- 광대 부부의 평화에는 거짓 이해나 묵인, 외면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향한 실망의 연속.
- 행복한 부부는 평화롭지만, 평화로운 부부가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 사랑이 완전히 말라버리지 않는 이상, 부부싸움은 짝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벌이는 다소 이기적이고 과격한 평화의 노력이다.
- 무의식 : 고통, 수치 등의 기억이 억압된 상태로 저장. 정신과적 치료의 도움으로 접근 가능.
- 전의식 : 필요할 때 회상이 가능. 노력만 하면 접근 가능. 용기와 실마리와 의지,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 상대의 요구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배려는 진정한 배려가 아니다. 과장된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나의 만족을 위해 거리로 나서서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아내의 잔정 다섯 개가 주는 감동보다 남편의 큰 것 한 방이 주는 감동의 무게가 더 크다는 착각.
-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대응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이다. 피로를 호소하는 남편에게 대응하는 배려가 실컷 자게 내버려두는 것처럼, 설거지가 필요한 아내에게 대응하는 배려는 설거지.
- 정언명령 : 칸트. 행위의 형식이나 목적, 결과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켜야 할 도덕 명령을 말한다.
- 광대의 성격이 생기는 이유 : 그렇게 보이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
- 부부의 침묵은 존중과 배격의 침묵 두 가지.
- 나는 과연 나일까, 하는 질문을 내면에 사는 지니와 계속해서 나누다 보면, 나의 이미지 경계가 드러난다.
- 부부 갈등이 생기는 근본 이유는 부부라는 명분,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우리’보다 ‘다른 것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부부로 산다는 것은 수없이 많은 생명의 감정들, 즉 우리를 통해 다음 생명으로 이어질 부부의 가치 전체를 인간의 일상에 퍼붓는 성(聖)스러운 행위이며, 생명의 연속성이 밟고 지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된다.
- 부부는 네 사람 : 서로의 그림자까지 인정.
- 이해의 사랑인 애정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원히 또는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주술가일 뿐이다.
- 치열한 애정의 단계를 넘어서면 정이라는 한층 고양된 사랑의 단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완성은 그 단계를 겪고서야 비로소 입에 올릴 수 있다.
- 애정이 두 사람의 성 성격의 차이를 확인하고 인정해가는 여정이라면, 정은 그 차이를 삶에 적용하고, 거기에서 오는 기쁨을 향유하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