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렇게 바꾸는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폴 파머의 메시지
폴 파머 지음, 조너선 바이겔 엮음, 박종근 옮김 / 골든타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이렇게 바꾸는 겁니다 - 폴 파머

 

우리나라의 부의 불평등이 아주 심하다 합니다. 이러한 빈부 격차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설마 돈이 없는 최고 빈민층에 대한 구제를 멈춰버리면 된다. 그들이 빨리 사망해서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버리면 빈부 격차가 조금씩 해소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런데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무의식중에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환자가 새로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 이미 에이즈가 걸린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돈이 적게 들어간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폴 팔머는 이러한 주장을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사실상 그들을 죽게 놔둬야 한다는 말과 같으니까요.

이 책은 ‘21세기 슈바이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폴 파머의 연설문을 모아둔 책입니다. 원래 제목은 ‘To Repair The World’이니 세상을 치유하기 위하여정도가 되겠네요. 폴 파머는 연설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자신이 천식이 있어서 천식 발작 때 사용하는 흡입기를 들고 다니는데 우연히 천식 발작하는 환자를 만나서 그 흡입기로 환자를 구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건강이 그리 좋지는 않았나봐요. 그리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네요. 연설 도입부에 유머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폴 팔머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그리 부잣집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공부를 잘 해서 의대에 진학합니다. 외국인 노동자 때문에 아이티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슈바이처와 같은 삶이 시작됩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빌 클린턴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썼습니다. 김용이라는 폴 팔머의 의대 친구와 폴 파머는 함께 PIH Partners In Health 라는 기구를 설립해서 아이티의 빈민들을 치료합니다. 이런 멋진 사람이 한국계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분이 한국인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인 다트머스 대학교 총장도 하셨죠.

얼마 전 담배에 대한 세금을 인상했잖아요? 그런데 가난할수록 흡연율이 높답니다. 뿐만 아니라 암발병률, 자살률, 교통사고 사망률까지 사회적 빈곤층에게 더 높다합니다. 폴 팔머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사는 우리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해 달라 합니다. 아프고 가난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많은 병을 치료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데 투자한 비용 대비 수익이 적다는 이유로 돈 없는 사람들에게 병을 치료해주지 않습니다. 기준을 자본주의적 가치에 더 높이 두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학적 가치에 더 중점을 둔다면 그러지 말아야 하겠죠.

최근에 저에게 나름 억울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한가? 폴 파머같은 이런 사람도 있는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바쁘고 치열한 삶으로 다시 돌아가면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은 줄어들겠죠. 제가 모든 것을 접어두고 PIH에 가입해서 구호활동에 전념할 가능성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폴 파머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제 인생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의사이자 학자, 그리고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정책 자문가로서 폴 파머가 지난 30년간 쉬지 않고 매달려 온 문제가 바로 고통의 불평등한 분배였다.

 

- PIH는 남미에서 시베리아까지 결핵과 에이즈, 그리고 빈곤층을 노리는 다른 질병에 고통 받는 약자를 찾아 보살피고 있다.

 

-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비용 효과 분석은 때때로 부정확하고 비윤리적인 결론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에이즈 환자의 발생을 막는 것이 이미 에이즈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28배 비용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치료비가 많이 들어가니 사실상 그들을 죽게 놔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 전 세계적으로 800만 명 이상이 에이즈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중 약 600만 명은 아프리카에 존재한다.

 

-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 우리가 첫 번째로 헌신해야 할 대상은 환자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사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렸을 때만 다른 의사들과 힘을 합쳤다. 앞으로는 환자에 대한 충성심이 다른 의사에 대한 충성심보다 높아야 한다.

 

- 병에 걸리는 사람과 치료받는 사람들을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사회적 동인을 간과한다.

 

- 의료서비스의 전달체계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1차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죠. 과잉 스펙이라고나 할까요?

 

- 동반자정신 : 끝까지 서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함께 걷거나 여행하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인내와 겸손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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