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우울증 - 김병수
이 책을 서평단으로 신청했을 때에는 이러한 책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묻다>처럼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해주는 정신과 의사의 임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정신과 환자의 상태를 명화로 표현하고, 그 치료도 명화로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평소에 읽어본 책들과는 달리 명화에 대한 해석이 있어서 그런지 흥미진진합니다.
예술에 이름을 붙이거나 해설을 붙이면 상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남들의 해설을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듣고 동의를 하기도 하고, 전혀 반대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글쓴이의 그림 해설을 보면서 맞장구도 치고, 웃어넘기기도 했습니다. 이 재미가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하네요.
칼린 지브란의 시들이 군데군데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시를 검색해서 읽어봤습니다. 번역을 잘 해서 그러기도 하겠지만 시에 감동을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림 위주의 책이지만 시에서 감동을 받는 이상한 경우가 되어버렸네요.
인생을 70~80 살 정도까지 산 어르신의 얘기는 아니지만 정신과 문제를 많이 고민한 의사의 인생, 행복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하며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 마음이 아픈 이유
내 마음을 다른 사람이 몰라줘서. 가까이 있는 남편이 그녀들의 마음을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주지 못하기 때문.
- 나도 왜 내 마음이 아픈지 이유를 알 수 없다.
- 이중 구속 : 남편의 말을 듣고 아내가 A라고 행동해도 비난받고, B라고 행동해도 비난받는다면 아내는 미칠 수밖에 없다. “편하게 말해”라고 하고는, 정작 속 마음을 솔직히 털어 놓으면 마음에 상처 줬다면서 삐치는 경우다.
- 이중 구속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로 표현하는 정보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말투, 높낮이, 상황, 표정 등.
- 공황증상은 재발을 잘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한다.
- 완벽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행복할까?
너무나 완벽해서 흠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같이 살면 불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 부처님과 같이 산다 생각하면 이해가 되겠네요. 저한테 그리 살라고 강요도 하지 않으시겠죠. 뭘 잘못해도 끝까지 이해를 해주시겠죠. 그러나 제가 행복할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행복의 기본적 믿음
1. 내 인생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왔다는 생각.
2. 누군가의 틀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느낌.
3. 내 의지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
과연 행복은 물질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 여보, 걱정하지 마세요
조지 엘가 힉스의 <여자의 사명 : 남자의 동반자>(1863)
좋은 그림입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 정서적 추론 : 자신의 감정을 근거로 주변 현상이나 사실을 판단하려 한다.
- 항상 고정되어 있는 한결같은 자기 모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환상일 뿐.
- 한 가지 모습에만 계속 집착한다면 더 큰 고통이 따른다.
- 갱년기가 되어 에스트로겐이 저하되면 ‘자기 통제력’이 약해진다.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의 활성도 떨어진다.
- 사랑에는 친밀감과 자율성이 함께 녹아 있다. 그래서 아내가 친밀하게 걱정되는 소리를 해도 남편은 자율성을 침입받는다 생각한다.
- 개인의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너무나 많이 듣는 말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 스스로는 변했다 생각을 하는데, 원래 변하는 기질이 내재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남자와 여자는 사랑이 변하는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 남편의 사랑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변한다.
- 즐겁고 만족스러운 감정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긍정적인 정서는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경험했을 때 생기는 2차적 산물이다.
저절로 생기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죠. 저도 그렇게 알고 지내는지도 모르겠네요.
- 하고 싶은 마음 : 일부러라도 몸을 움직이고 힘들어도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한 뒤에 따라오는 것이다.
- 자존감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일을 이루어낸 사람만이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 ‘이렇게 하면 남편이 화를 내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행동 기준이 되어버렸어요.
-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시에게 관대해져야 한다.
- 배우자의 지나친 조언은 결혼생활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관이 아닌 자유방임. 믿고 지켜보는 것.
- 술을 끊지 못하는 배우자에게 조언을 하지 마라.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가장 사랑한다”며 손을 꼭 잡아주어라.
-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흥미가 줄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그래서 치매처럼 보이기도 한다.
- 갱년기 때에는 에스트로겐이 떨어져 기억력이 줄기도 한다.
- 부부가 갈등을 만들고 서로를 끝없이 비난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자신의 마음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욕구를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할 때 생긴다.
- 편안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부부가 차이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이 더 좋다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는 ‘권태’라는 괴물이 찾아온다.
-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
1. 다른 사람의 진심
2.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
3. 그 사람을 둘러싼 삶의 맥락
-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말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물어보라.
- 인간관계를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 예측 불가능성, 통제 불가능성 때문
- 모든 사랑은 오해다. 사랑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오해의 깊이도 깊어진다.
- 플라톤은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이데아’이기 때문이다.
-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오르막길>(1881)
- 반추 : 자꾸 왜 우울한지 머릿속으로 묻고 또 묻는 것. 생각을 되새김질하는 것.
- 무의미 :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가장 무서운 적.
- 사람이 오래 살아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어버릴 때 늙는다. 젊음은 특정한 한때가 아니다. 의지와 상상력, 비겁함을 모르는 용기, 편안함을 거부하는 모험심이 이루어내는 정신 상태다. 맥아더
- 사람은 자기를 실현하며 살아가도록 규정된 채 태어나기 때문에 죽는 순간까지 살면서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는 불쌍한 존재다.
- 행복 : 인간의 행복은 자기만의 두드러진 능력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발휘하는 것.
-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이 중년 여성.
- 칼린 지브란의 <예언자>
자유에 관하여
그대들은 낮에 근심이 없고 밤에 바램과 슬픔이 없을 때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러한 것들이 그대들의 삶을 옭아매고 있더라도 그것들을 벗어던지고 얽매임없이 일어설 수 있을 때, 그 때 그대들은 진정 자유로우리라.
그리고 그대들이 벗어 던지고 싶은 것이 근심이라면, 그 근심이란 그대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그대들에게 강요된 것이 아니리라.
그대들이 쫓아내버리고 싶은 것이 두려움이라면 그 두려움의 자리란 그대들의 가슴 안에 있는 것이지 두려워하는 자의 손아귀에 있는 것이 아니리라
진실로 모든 것들은 그대들의 존재 속에서 반쯤 뒤섞인 채 끝없이 돌고 도나니
그대들이 욕망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 그대들이 꺼리는 것과 소중히 여기는 것, 그리고 그대들이 추구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 그러하다.이것들은 마치 떨어뜨릴 수 없는 한 쌍의 빛과 그림자처럼 그대들 안에서 서로 돌고 돌으리라.
-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현재에 집중하기’.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시간관을 가지고 산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미래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
-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 의미 있게 보낸 시간을 카이로스라 한다.
결혼에 관하여
그러나 서로 함께 하되 거리를 두라.그리하여 하늘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그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그보다 그대 영혼들의 나라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 잔만으로 마시지 말라. 서로 음식을 주되 한쪽의 음식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홀로 있게 하라. 비록 같은 음악을 울릴지라도 악기의 줄들은 서로 홀로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