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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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돈만 벌면 이 헬조선을 떠나겠다’, ‘내 아이로 태어나봐야 고생할테니 아예 아이를 가지지도 않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각박하고 험난하다는 뜻이죠. 공부를 잘 해봐야 대학교 등록금 때문에 빚쟁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합니다. 취직도 어렵습니다. 취직을 했다고 해도 내 집 마련, 결혼 자금, 양육 자금, 노후 자금을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오죠.

 

저자는 여기에 불편함을 표합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당당히 선언했습니다. 세상이 완벽히 정의로웠던 적은 없죠. 그렇다고 인류가 정의를 좇는 걸 포기한 적도 없습니다. 누군가 이 정도면 괜찮지 뭐라고 하는 말에 반기를 들어줘야 합니다. 저도 여기에는 크게 공감하는 바에요.

 

저자는 젊을 때 신문배달을 했습니다. 다른 배달부와 달리 학력도 높고 일도 잘했습니다. 지국장이 예뻐했죠. 젊은 시절 잠깐 아르바이트로 스쳐가는 배달부가 있는가 하면 평생 이 일만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배달부가 있습니다. 후자에 속하는 동료가 저자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지국장에게 말 좀 잘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나마 예쁨받는 엘리트였으니까요. 그러나 저자는 그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굳이 나서서 자기만의 평화를 깨기는 싫었겠죠. 그러면서 그러나 평생 이 일당장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묵묵히 일하다 보면 하늘이 다 알아준다.’라는 식의 말을 했습니다. 이 사건이 훗날 돌이켜보니 부끄러웠답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어린 아이들조차 하루에 16시간 이상 노동을 시켰습니다. 오염된 공기와 위험한 기계가 가득한 공장에서 아이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 정도로 노동자 업무 환경이 나빴죠. 거기에도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노동자 근무 환경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만 너무 한쪽으로 해석하는 내용들은 부담스럽습니다.

 

독함은 인간에게 권장될 수 없다. 평소에도 친구는 내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너는 임대주택 살면서 그런 걸 돈 주고 사는 게 부끄럽지 않냐? 독하게 아끼면서 살아야지

저는 독함이 권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놀자고 할 때 빙판 위에서 구슬 땀을 흘렸기에 지금의 김연아가 있죠. 물론 재능도 있고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되거든요. 그리고 임대주택 사는 처지에 스타벅스를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놔두면 되지 않을까요? 저도 사업장 문을 열 때 주변에서 크게 반대했습니다. ‘아직은 니가 사업을 할 정도가 아니다는 이유였죠. 저에게 그런 말을 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물론 그런 말을 듣고도 제 마음대로 사업을 시작했죠. 그들이 하는 말을 한 귀로 흘려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말하지 말자. 이 점도 불편하고, 저 점도 불편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불편하고 시급한 이 점을 우선 고치자. 그 외에는 일단은 괜찮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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