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


“시린 몸에 온기가 들어가면 처마 밑 고드름처럼 뾰족했던 마음도 녹아들기 마련이다.”


겨울에도 초록빛을 내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한옥 호텔이 있다.

그 호텔의 이름은 ‘담야’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고, 지도를 보고도 찾기 어려워 오는 이 없는 외딴 호텔이다.

회사에 다니다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슬목’은 우연히 담야의 구인 공고를 발견하고, 낯선 마을에서 담야의 호텔리어로 일하게 된다.

호텔의 홍보를 담당하게 된 정목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한 가지 내는데,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호텔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그 사연을 홍보물로 만드는 것이다.

담야에는 가지각색의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방문하기 시작한다.


사연이 방문객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텔을 아끼는 듯하지만 실제로 발걸음하는 일은 거의 없는 수상한(?) 호텔 대표, 밤 10시가 되면 정신을 잃고 낯선 곳에서 눈을 뜨는 ‘슬목’, 차 뒷자석에 항상 떡 만드는 도구를 싣고 다니는 또 다른 호텔리어 ‘승아’


아무튼, 담야는 찾아온 사람들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반겨준다.

남모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든 호텔 ‘담야’는 더 이상 외딴곳이 아닌, 이야기로 가득한 밤이 될 것이다.

.

.

.

사람들이 가져오는 사연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예상과 편견을 뒤엎는 스토리에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슬목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는데 10시만 되면 슬목을 찾아오는 손님이 누구인지, 그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탐정에 빙의해서 수많은 추측을 해 봤지만 전부 틀렸다!


『이벤트』는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말들을 담은 책이다.

마냥 해결책 없이 달콤한 말만 하는 위로라기 보다는 오히려 눈앞에 닥친 힘든 일이 뿅! 하고 사라지진 않을 것이고, 현실적인 면들도 많겠지만, 그 속에서 나를 덜 자책하고 계속 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듯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하고 뻔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다면 그 말이 주는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슬목이 그렇듯이 자신이 잘못한 일이 아니어도 정작 본인에게는 너그러워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말을 백번 해줘도 부족하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작가님의 뜻대로 쉼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창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