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언어가 필요한 순간 - 흔들리는 나를 위한 라틴어 문장들
니콜라 가르디니 지음, 전경훈 옮김 / 윌북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 문장 하나가 내 삶을 바꿨다"라는 띠지를 보고 한동일 변호사님이 쓴 <라틴어 수업> 같은 느낌의 책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한동일 변호사님이 쓴 <라틴어 수업> 이란 책을 읽으며 라틴어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은 라틴어의 매력에 대해 더 진하게 설파하는 책입니다. 라틴어와 사랑에 빠져 라틴어에 찬사를 보내며, 라틴어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라틴어 학습을 유도하는 옥스퍼드대학교의 이탈리아 문학 및 비교문학 교수님이 쓴 책이에요. 수학자가 수학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듯, 라틴어의 매력을 아주 깊고 진하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아름다운 라틴어 문장 하나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는 책이라 오해했는데 그보다 더 방대하게 이야기합니다. 로마의 시인, 웅변가, 산문가, 극작가, 정치인, 군인, 철학자, 역사가, 소설가, 신학자 등의 직업을 가졌던 로마 시대의 여러 인물들을 한명씩 소개하며 그들의 작품 중 저자분이 인상깊었던 일부의 글들을 가져와 분석해줍니다. 분석하고 해석하며 느꼈던 여러 통찰들과 아름다움들을 이야기합니다. 글들을 통해 저자가 얼마나 라틴어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열정을 느낄 수가 있어요.


카툴투스, 키케로, 엔니우스,카이사르, 루크레티우스, 베르길리우스, 타키투스와 살루스티우스, 오비디우스, 리비우스, 세네카, 아풀레이우스와 페트로니우스, 아우구스티누스, 유베날리스,프로페르티우스, 호라티우스 등을 소개하며, 그들의 작품을 이야기합니다. 카툴루스와 베르길리우스는 두번이나 등장해요. 책을 읽다보면 키케로도 여기저기 등장을 많이 합니다. 키케로가 여러 사람과 시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어요. 그들의 작품들을 조금씩 엿보며 그들의 스타일과 글의 특징들까지 알 수 있어요.





저자분은 재난이 일어나 세상이 멸망할 때 책을 한 권만 구할 수 있다면 주저없이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선택할 거라 말해요. 그 정도로 이야기하는 책이라 <아이네이스>라는 책이 궁금해졌어요.

베르길리우스의 <목가>의 내용도 좋고, 단어 하나에도 여러 복합적인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단어들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어요. 예를 들면 'umbra'라는 단어에요.





베르길리우스는 umbras(그림자 혹은 그늘) 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태양이 빛살이 닿지 않는 세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늘은 보이지 않는 존재이며, 죽은 이들의 영혼을 의미하기도 하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고, 열기를 식힐 수 있는 장소이며,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에 반대되는 것이며, 신비, 주술, 저승의 상징이며, 매일 저녁으로 이승에 대한 저승의 침투입니다. 정말 다양한 의미가 있지요. 하나의 단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재주를 가진 베르길리우스에게 빠질 수밖에 없네요. 학교 다닐때 영어단어를 외울때면 다양한 의미가 있어서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음미하는 시간이 의미있고 재미있게 느껴지네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따르면, 해석하는 욕망에서 나오는 행복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카이사르의 명언 "주사위는 던져졌다"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 뿐 아니라 여러 명언들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양언어의 뿌리인 라틴어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깊이있으며 기품있는 지적인 여행의 모험으로 헤어나올 수 없을거에요.


다만 무엇을 하려거든 당장 하시오

카툴루스

진리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세네카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

베르길리우스

사랑하라,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

아우구스티누스

그대의 것이 될 수 없기에,

나는 홀로 될 것이라

프로페르티우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