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중에 조지아 오키프, 천경자, 수잔 발라동,판위량, 카미유 클로델,프리다 칼로,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인상적이었어요. 원래도 관심있는 여성 예술가였는데 이 책에서는 여성으로서의 현실의 벽과 사람들의 비아냥과 천대, 무시,조롱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그 시대를 살아남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지금 다시 그들이 조명받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조지아 오키프나 천경자는 생전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그림도 잘 팔렸지만 대부분의 여성화가들은 생전에는 남편 혹은 남자의 빛에 가려 그늘에서만 존재했었지요. 세상이 그녀들을 창부나 요부 등으로 깎아내리고 오해와 편견의 중심에 서 있었고 수많은 염문을 흘릴때마다 여성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녀들의 그림들이 이제라도 다시 빛을 볼 수 있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고 했던 나태주님의 시처럼 크게 보아야 예쁘다며 꽃을 크게 그린 조지아 오키프, 징그럽고 무서운 꿈틀거리는 뱀을 그린 <생태> 라는 작품으로 27살 에 큰 화제가 되었던 천경자, 여성은 아름답게 보여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아름답지 않을 권리를 그림으로 말한 수잔 발라동, 비범함과 천재적인 예술성을 가졌으나 로댕의 아류작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스승이었던 로댕과의 관계로 힘들어했으며 30년을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조각은 만져보지도 못한 채 살아야만 했던 안타까운 카미유 클로델, '기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녀 평생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디아스포라 예술가로 살아간 판위량 등 그 당시 여성으로서 당해야 했던 여러가지 편견들과 세간의 말들에 반하며 살아가야했던 그녀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온갖 어려움을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혼자 짊어졌을 고통과 무게가 저는 상상이 안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여성화가들의 내밀한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그림과 행위, 조각,판화를 통해 그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무엇인가에 의해 억압받고 핍박 받을수록 인간은 자유를 원합니다. 남성들에 의해 사회의 편견에 맞서 자유를 외치는 그녀들, 사회를 바꾸고자했던 그녀들의 열정이 그림, 조각, 행위, 판화를 통해 드러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