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 카라트가 한 이 말이 생체모방에 대해서 잘 이야기해준 거 같다. 생체모방은 단순히 자연 형태를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에 대한 힌트를 자연에서 찾는 것이다. 무수한 생물종이 오랜 세월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온갖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여 생존한 것을 우리는 그 비밀들을 알아내 배우며 인간이 마주한 문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이 책을 지은 패트릭 아리는 방송 진행자이자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자연이 선사하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였다고 한다. 방송진행자답게 생체모방에 관한 혁신적인 이야기를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함께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마치 TV를 보듯 나도 흠뻑 빠져 읽게 되었다.
이 책에 30개의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특징과 인간은 그 특징을 통해 어떤 해결책을 찾았는지 혹은 그것을 어디에 이용할 수 있는지 무궁무진한 활용세계를 이야기한다.
여러 연구팀이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나오는데 우리나라 연구팀도 나와 반가웠다.
여러 연구들을 보며 과학자들에게 연구할 과제는 정말 무궁무진하게 있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추흰나비 알 100개는 어디로 갔을까> 그림책을 보면 배추나비고치벌이 애벌레 몸통에 알을 낳는 그림이 나온다. 그림책을 보며 너무 끔찍했는데 이 책에 소개되는 기생말벌은 더 끔찍하고 소름돋았다. 암컷 말벌이 자나방의 애벌레를 숙주로 삼아 애벌레 살에 뚫어 넣고,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자나방의 생명유지에 중요한 기관은 피해서 애벌레의 체액을 먹으며 말벌 유충이 커서 탈출할 때도 애벌레는 살아있다고 한다. 말벌 유충 몇마리는 탈출하지 않고 애벌레를 좀비로 만들어 조종한다고 한다. 애벌레를 탈출한 유충은 번데기로 탈바꿈 하는데 자나방 애벌레는 말벌 번데기 근처에 자리 잡아 말벌 번데기에 실을 감아 보호하거나 노린재 같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난폭하게 몸부림치면서 번데기를 보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번데기에서 부화한 말벌이 날아가면 자나방 애벌레는 죽는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일이~~ㅠㅠ
이렇게 끔찍하게 생존하는 기생말벌의 산란관이 복강경 수술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복강경 수술은 흡입법을 쓰고 있는데 이게 문제가 많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기생말벌에서 찾아 시제품 바늘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애벌레에 알을 낳고 좀비로 만드는 기생말벌이 오히려 인간에게 도움을 줬다니 이걸 고마워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자나방애벌레가 너무 불쌍하고 끔찍하지만 기생말벌의 생존 기술이기에 뭐라고 할 수는 없겠다.
이처럼 여러 동물들의 특징과 그것을 활용한 여러 기술들이 나온다. 코끼리의 코에 영감을 받아 만든 로봇 팔, 매끈한 피부를 가진 상어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세균 방지 표면, 무지개빛 코발트색을 가진 모르포나비에게서 영감을 받은 친환경페인트, 피라냐에게 공격당하지 않는 아라파이마와 무적 방탄복, 소의 4 개의 위에서 영감을 받은 친환경 하수처리장 등 시간의 검증을 거친 자연에게서 환경과 의료, 건축, 우주, 항공, 로봇, 자동차 등 인간에게 유용한 기술들을 개발하는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생물다양성이 다양해야 우리는 자연에서 해답을 찾을 여지가 더 높다.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존재나 이미 멸종해버린 존재, 그리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많다. 다음은 우리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 생명을 보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야만 한다.
인류와 지구를 구할 해답은 자연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