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 안다는 착각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카렌 호나이 지음, 서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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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들은 내가 판단해야 할 때 나도 모르게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행동이나 말 또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가끔은 울 일도 아닌 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거나 나중에 생각해보면 딱히 화낼 일도 아닌데 화가 날 때도 있다. 어떤 무의식이 숨어 있기에 이런 것들이 나타날까? 늘 궁금해서 나의 무의식을 탐험하는 정신분석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다. 누구나 나로 살고, 생각하고, 존재하기에 나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김경일 인지심리학자의 말처럼 우리의 기억과 판단, 그리고 이를 만들어내는 자아까지, 우리는 자신에 대해 의외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실상은 내가 나를 다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카렌 호나이는 1885년에 태어나 1952 년에 사망하였다. 즉 이 책은 정신분석학의 고전과 같은 옛 책이다. 카렌 호나이는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최초의 여성 정신분석가이고, 에리히 프롬, 알프레드 아들러, 해리 스택 설리번과 교류하며 성격과 신경증에 관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론을 펼쳤다. 호나이는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차이가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을 비판했고, 문화와 사회의 차이에서 나타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여 뉴욕 정신분석연구소는 그를 추방하였다고 한다. 미국 정신분석연구소를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협력하여 설립하고 카렌 호나이만의 자신만의 이론을 추가했다고 한다.


카렌 호나이는 이 책의 목적은 자기 분석의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어려움을 적절하게 고려하는 것이며 딱 떨어지는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주로 쟁점을 내놓고 건설적인 자기 검진을 시도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라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인지할 수 있는가?

p.15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암시하는 책들도 있지만 카렌 호나이는 이는 착각인 동시에 희망사항을 바탕으로 세워진 믿음에 지나지 않는 정말 해로운 착각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요즘 유행하는 MBTI나 에니어그램 등 심리분석하는 것들을 보면 내가 체크하게 되어 있다. 내가 나를 정말 잘 알고 체크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유형의 범주에 있는 것이 과연 모두 나와 같은지 솔직히 믿기 어렵고, 그것이 전부 나라고 할 수도 없다. 단지 나의 일부분의 모습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체크할 때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하기에 더 나은 나로 표기하거나 거짓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하는 내가 직접 체크하는 직업 적성 평가나 인성 평가도 과연 신빙성이 있을까? 글쎄. 난 믿지 못하겠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바라는 바와 다르거나 주변 세계와의 만족스러운 관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행동과 감정, 반응을 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무의식의 힘이라는 사실을 프로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p 39


어떤 무의식적 동기가 우리를 좋은 쪽으로 인도한다면 괜찮지만 내면의 무언가가 우리가 추구하는 일을 방해하는 것 같다면 무의식적 동기를 살펴봐야 한다. p40







정신적 장애의 중심에는 신경증적 경향이 있으며 대개는 신경증적 경향이 자기 삶에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신경증적 경향은 초기의 갈등을 해결할 방법인 동시에 이후의 방해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기도 하다.p77


신경증적 경향이 어떻게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되니 아이를 잘 육아한다는 것에 굉장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과거 나의 어떤 행동과 말들, 생각들에 아이는 어떤 신경증적 경향을 가지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쳤다.


카렌 호나이는 클레어 라는 인물로 정신 분석을 설명한다. 어릴 때의 부모님은 어떤 성향이며 어떤 영향을 받았고, 클레어는 어떤 신경증적경향을 만들게 되었는지, 클레어는 현재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하며,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고, 무의식이 무엇을 방해하는지 등등을 상세하게 따라가도록 설명한다.


클레어의 신경증적 경향과 그것이 그녀의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한다.

자신의 신경증적경향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도 나의 신경증적 경향은 무엇인지 인식해보려

이 책을 보며 차근차근 알아보고 싶다.


혼자서도 정신분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정신분석가의 도움을 받는 게 더 좋을 듯 싶다. 정신분석가와 함께 할 때는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가능한한 전적으로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진정성이 있어야 문제를 직시하고 통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분석에 성공하면 최상의 발달을 방해하는 내면의 요인들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두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내 안의 뭔가가 내가 추구하는 목표에 방해가 되는 거 같은가? 나를 진심으로 알고 싶은가?

이 책으로 건설적인 자기 분석을 시도하여 나를 옥죄고 막는 신경증 적 경향에 저항하며 나의 잠재력을 개발해 보자!


언제나 갈망하며 애쓰는 자, 그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다.

괴테의 <파우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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