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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ㅣ 연초록 세계 명작 1
캐슬린 올름스테드 지음, 클로이 그림, 박선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연초록 / 2023년 2월
평점 :

어릴 때 빨간 머리 앤을 만화로 보고 심쿵 했었던 기억이 나요. 말이 없지만 앤을 믿어주고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매튜 아저씨와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마릴라 아줌마, 다이애나와의 우정, 길버트와의 경쟁과 이어질 듯 말 듯한 길버트와의 사랑 이야기가 재미를 더했지요.
이 책은 예쁜 그림도 있고, 이야기도 조금 간추려 있어 초등 3, 4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더 호기심이 생기면 나중에 완역본으로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아이와 함께 할 생각을 나누는 질문들도 있고,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설명도 나옵니다. 이 책이 어떤 배경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작품과 작가 해설을 보면 더 이해가 잘 될 거에요.
이 책을 읽으니 아이 키우는 아줌마가 아닌 순수했던 소녀 시절이 떠오르네요. ^^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는 노래 가사가 딱 맞아요. 엉뚱하고 꿈 많고 호기심이 많아 엄청난 수다를 떨지만 미워할 수 없는 빨간 머리 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릴 때 만화를 볼 때는 심쿵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제는 빨간머리앤이 말한 말들에 주목하게 되요.
"알아낼 것들이 많다는 건 근사하지 않나요? 너무나 흥미로운 세상이에요."
"이런 아침이면 온 세상을 그저 사랑할 것 같지 않으세요? 저는 시냇물이 여기까지 졸졸거리면서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아침이란 참 멋져요. 안그래요? 오늘 하루는 새롭고 뭐든 가능할 듯하잖아요."
"할머니께서는 상상력이 있으세요? 그렇다면 한번 저의 입장이 되어 보세요. 다이애나의 생일이었고, 저는 난생 처음 저녁 발표회라는 멋진 구경을 하고 왔어요. 할머니는 손님용 침실에서 주무시는 게 익숙하겠지만 저 같은 고아는 그런 특변한 일이 처음이었다고요. "
저도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고는 했어요. 항상 처음이라 감탄하고 감동하는 모습, 어른들은 타성에 젖어 즐기질 못하는데 아이들은 늘 즐길 준비가 되어 있어요. 언제어디서든 보물을 찾아내듯이 어떻게 그런 즐거움들을 찾아내는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웃고는 하거든요. 빨간머리앤이 순수한 마음속을 그대로 드러내어 여러 해프닝이 일어나지만 그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을 닮은 거 같아 기쁩니다. 어쩌면 어른들은 이런 순수함을 잊어버렸기에 삶이 팍팍하게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같은 순수한 내면의 열정을 찾아 빨간머리앤처럼 도약하는 어른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우아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