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지도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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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박사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1년이 되어가는데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4 권에 이어 끝나지 않은 이야기 시리즈 첫편 <별의 지도>가 나오니 이어령 박사님의 부재를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생의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운 글들..이렇게 책으로 나와 반갑습니다.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첫편으로 이어령 박사님은 하늘을 선택했어요.





오직 인간만이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하늘에는 뭐가 있지요?

별이 있습니다.

별 하면 생각나는 시는

바로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이어령 박사님도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해요. 학교다닐 때 배운 윤동주의 서시는 일본에 저항한 저항시라고 알고 있지만, 이어령 박사님은 다르게 해석해요. 천지인으로서 윤동주의 서시를 해석합니다.

우리나라 한글과 태극기만 봐도 천ㆍ지ㆍ인이 들어 있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은 단순히 농업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중략) 사람의 힘으로만 뭔가를 이루어낼 수 없어요. 하늘과 땅의 힘이 합쳐져야만 농업은 물론이고 산업, 금융업 등 무엇을 하든 하늘과 땅, 사람이 합쳐졌을 때만 인간이 살아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p.19)



어떤 일을 이루려면 노력만으로는 안됩니다. 운이 따라줘야해요. 하늘과 땅의 힘은 운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거 같아요. 오죽하면 비가 안오면 왕이 직접 기우제를 지내고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도 있을까요?

하늘과 땅과 인간의 노력이 함께 할 때 우주자연의 생태질서가 형성된다고 보았다고 해요.

하늘의 눈에는 모두가 평등하며 하늘에서 바라본 세상에는 경계가 없다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지구밖에 있다고 봅시다. 보이저 2호가 명왕성에서 찍은 지구는 푸른 색의 창백한 점으로 보였다고 하지요.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중국은 자기나라를 통일하면 천하를 통일했다하고, 미국은 야구에서 메이저리그도 월드시리즈라고 하지요. 하지만 한국 사람들만은 오랜 외침으로 한국이 천하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았다고 해요.

멀리서보면 중국도, 미국도 안보이고 그저 푸른 점으로 보인다잖아요.



시인들이 매일 가난해도 불행하지 않은 것은 없어도 상상력 속에서 별게 다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시를 배우는 것은 바로 이 상상력을 배우는 것입니다.(p.43)



범인의 가족주의에서 형인의 국가주의, 공자의 인간주의, 노자의 무위자연 중에서 한국인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서구식 하늘이냐 땅이냐의 이항 대립 사고와 동양의 삼항 순환을 이야기하며 동아시아는 원형적인 순환과 생성의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해요.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나오는 부끄러움을 천지인으로 설명해요.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야 하는지 명료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윤동주의 서시가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지, 윤동주의 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어령 박사님의 해석을 읽으며 깨닫고 또 깨닫게 되네요.



가슴에 별을 품는 모두가 시인입니다

p.158



가슴에 별을 품는 사람, 꿈을 꾸는 사람은 시인이니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가면 그 길은 하늘로 올라간다고 말해요. 점과 점을 연결하면 이어지듯 그렇게 하늘로 올라간다고 아름답게 이야기합니다.

이어령 박사님의 책들을 읽어보면 어떻게 이렇게 끊임없이 지성을 발휘해서 막힘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정치와 서양의 사고와 동양의 사고, 문학, 역사, 과학, 예술에 이르기까지 범주를 한정짓지 않고 뛰어넘는 이야기들은 감히 범접할 수가 없네요.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해서 서시로 끝나지만 그 시 하나를 풀어내는데 우리 한국인만이 가진 아름다운 힘을 느끼며 긍지를 가질 수 있었어요.





별이 빛나는 하늘을 지도삼아 꿈을 꾸며 하늘을 향해 달리는 우리 한국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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