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보세요. 그림에 보면 도끼도 보이고, 무슨 헝겊도 보이고, 별로 필요없는 종이들도 보입니다. 이게 과연 뭘까요? 이것을 만든 쿠르트 슈비터스는 괴짜였다고 해요. 화가였지만 커다란 가방을 들고 다니며 하노버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가득 주웠다고 해요. 찢어진 신문, 버려진 종이상자, 흘린 머리카락, 나뒹구는 광고지, 구겨진 기차표, 떨어진 단추, 휘어 버린 못 등 온갖 쓸모없어 보이는 잡동사니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대신 쓰레기를 붙였다고 해요.
요즘은 정크아트라고 해서 흔하게 접하기도 하지만 1921년에는 그야말로 혁명이었을 거에요. 그 당시 누가 쓰레기를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생각을 하기나 했을까요?
아이들은 학교나 유치원에서 만든 작품들을 가져옵니다. 저는 속으로 '아이고~~ 쓰레기를 또 가져왔네' 란 생각을 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생각도 하면 안되겠어요. 아이의 생각과 손길이 담긴 그것들을 작품이라 생각해야겠습니다. 아무 쓸모도 의미도 없는 쓰레기도 붙여 예술작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하물며 아이들의 작품은요.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소중히 할 때 아이들의 자존감도 뿜뿜 올라가겠지요.
'쓰레기 자체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물감으로만 그려야 미술 작품이 되는 건가?'란 호기심과 의문을 가지고 예술작품을 만들었던 슈비터스처럼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거에요.
아이들이 "왜요?" 라고 물을 때, 쓸데없거나 사소한 질문이란 생각이 들어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존중해 주면, 아이는 사고를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여 아이만의 독창적인 생각, 창의성이 발현될 것입니다.
이처럼 그림을 보며 여러 이야기와 아이에게 전해줄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요. 아이와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그림에 대해 잘 몰라 아이와 무슨 대화를 나눠야할지 모르겠다면, 그림을 보며 아이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아이와 이야기나누고픈 모든 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