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은 숨죽이고 다가와
조용히 몸집을 키웠어요.
우르르 쾅쾅! 쏴아아-쏴아아-
에리카 머리 위를 뒤덮은 커다란 폭풍은 문어발처럼 뻗은 샤워기 손으로 으르렁대며 비를 쏟아부었어요.
가끔 어렴풋이 두려울 때가 있어요. 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두려워 하기도 합니다. 걱정이 쌓여 커다란 두려움을 만들기도 합니다. 두려움이 폭풍처럼 몰려올 때 실제로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추거나 도망치지요. 그것을 심리학적으로는 투쟁-도피반응이라고 하지요. 그것을 이 그림책에서 쉽게 이야기해줘요. 두려우면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하는 이 반응은 실제로도 우리가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두려움이란 감정은 사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반응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요.
이 책을 옮긴 김은지 님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스쿨닥터로 생존한 청소년들의 마음을 돌본 이력이 있어요. 재난과 트라우마 위원회 이사를 역임하고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소아청소년 이사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으로 김은지님은 재난이나 어떤 두려움이 찾아왔을 때 오히려 두려움에 압도되지 않고 달려가는 용기를 내도록 도와주는 두려움을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옮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늘 감정은 물처럼 흐릅니다.
두려움이 찾아오면 가만히 두려움을 느껴보고, 두려움이란 감정이 왜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고 위험한 상황이라면 얼른 도망가는 용기를 내고, 그게 아니라면 두려움이란 감정이 흘러가도록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요.
같이 읽으면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