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존중해 주면 안 돼? 국민서관 그림동화 259
클레어 알렉산더 지음, 홍연미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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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데 제 둘째아이가 떠올랐어요.

도서관에 가면 아이가 귀엽다고 예뻐해주는 언니들이 있는데 어느 날, 그 언니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나, 설거지도 할 줄 알아!"

설거지를 너무나 하고 싶어해 설거지를 하게 했더니 그것만으로도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언니들은 그것이 어떤 걸 말하는지 몰랐겠지만 저는 알아요.

아마도 아이의 말은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나도 설거지도 할 줄 아는 아이야. 나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면 좋겠어.'


물론 자기를 귀여워해주고 예뻐해주는 언니들을 좋아하지만 아기 취급하는 언니들에게 나 이만큼 컷다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아이가 보였어요.

둘째아이와 이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들고 옵니다. ^^

그림이 동글동글 귀여워서인지 궁금했나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었어요.

제목을 읽어주니 아이는 존중이 무슨 말이냐고 물어봐요.

이 책을 다 읽어보고 존중이 무슨 말인지 한번 생각해 볼까? 했더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퐁퐁이들은 새 친구들을 만나려 여행을 떠납니다.

퐁퐁이들보다 좀 더 큰 새 친구들을 만나게 되요.

그런데...

그 친구들은 퐁퐁이들이 귀엽고 깜찍하다고 이야기해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퐁퐁이의 볼을 쭈욱쭈욱 늘리고 꾹 누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계속 어떤 것이든 귀엽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퐁퐁이 중에서도 제일 작은 퐁퐁이는 점점 기분이 나빠집니다.





자기를 아기 취급하며 함부로 대하는 새 친구들에게 화가 나서 길에 있던 조그만 자갈을 뻥 찹니다.

하지만 그 자갈은 자갈이 아니었어요.

퐁퐁이보다 더 작은 친구였어요.

퐁퐁이가 미안해하며 사과하자

그 자갈은 용서하며 왜 화가 났냐고 물어봅니다.



나더러 자꾸만 귀엽다 하고,

꼬맹이라고 부르잖아.

그런 말 정말 싫어.


아이들이 작다고 이런 경우 참 많지요.

일제 시대 때 방정환 선생님도 '어린이' 라는 말을 처음 만들면서 어린이들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서 어린이날도 만들었다고 해요.


어른들은 쉽게 아이들이 작으면 너무 귀엽다며 아이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어옵니다.

한참 낯가림이 심한 아기의 발을 만지거나 아이의 볼을 만지고, 함부로 안아보려고 하면 아이는 울어버립니다.

아이도 아이만의 경계가 있는 것이지요.

어른들이 아이의 경계를 함부러 넘어왔으면서도 아이가 울려고 하거나 울면 왜 우는지 모르고 당황하는 어른들도 많아요. 낯선 어른들이 아이가 예뻐서 뽀뽀를 강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아이가 아닌 어른이라면 어떨까요?

낯선 성인을 안고 뽀뽀까지 강요한다면 이것은 크나큰 범죄입니다.

아이도 아이만의 경계가 있기에 존중해줘야겠지요.


덩치가 작아도, 나이가 어려도 아이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 야 할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 그림책이지만 어린이를 함부로 대하는 어른에 대한 경고 같아요.

어른들이 읽어보면 더 좋을 책입니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 자기를 함부로 대하는 어른들에게 당당하게 말하길 바래요.


나도 존중해 주면 안돼?


이 책과 함께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김소영 님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추천합니다.

같이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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