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되더라 남에게 건넸던 말을 나에게 건네면
김완석 지음 / 라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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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한 에세이입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경비 일을 하고 있어요. 하루하루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겨서 화제가 되었다고 해서 궁금했습니다. 직업이 경비라 해서 나이는 5~60대라 생각했었는데 왠걸요. 스물아홉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섬유근육통이라는 병을 앓고 있고, 레이노이드라는 병도 앓고 있다고 해요.





섬유근육통은 가끔 통증이 오는데 그 통증은 산고의 통증과 맞먹는다고 해요. 그리고 언제 통증이 생길지 모릅니다. 통증이 생기면 얼마나 심한지 머리를 박는다고 해요. 이 병을 찾는데 십년이 걸렸지만 딱히 치료법도 없다고 합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야 하는데 먹지 않고, 주사와 운동으로 버티고 있다고 해요. 그렇게 심한 고통의 병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의 특유의 긍정성에 깜짝 놀랍니다. 이렇게 심한데도 그것을 긍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요즘 뉴스에 경비에 갑질을 하는 입주민들 때문에 눈살이 찌뿌려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경비일을 하고 있는 저자는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요?


저자는 나이가 어리고, 경비일을 하니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하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돈이 있고, 부자고, 십시일반 보태 경비 월급을 주는 것이라 함부로 대하고 갑질하고 심지어는 심한 언어폭력과 폭행을 해도 되는겁니까?

경비 아저씨가 있기에 아파트가 깨끗해지는 겁니다. 또한 여러 시설물이 고장이 났거나 뭔가 필요할 때도 경비 아저씨께서 오셔서 고쳐주십니다. 그것을 우리가 하나하나 다 해야한다고 해보십시오. 저는 늘 경비아저씨와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 힘든 일, 더러운 일을 한다고 그 사람이 하찮거나 더러운 게 아닙니다. 그런 일을 한다고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그 일을 감사하게도 경비아저씨께서 해주시는 겁니다.



어른이 되고 나면 알게 된다.

세상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많았고,

우리는 하고 싶은 것보다 하기 싫은 걸 더 많이 하며 살아가야 한다.


제 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왜? 물어보니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 "라고 말해요.

아이의 눈에는 어른은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사는 것처럼 보였나봅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그저 씁쓸하게 웃고 맙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아이에게는 늘 말합니다.


"어른 되면 너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아.

하지만 책임은 네가 져야 해."





같이 일하는 형님은 어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특유의 긍정으로 미소를 잃지 않아 궁금해 물어보니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릴 때 형님의 어머니는 매일 형님을 품에 안고 "네가 우리에겐 가장 소중한 아들인 걸 잊지 마렴","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다"와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해요. 그래서 자기에게 화를 내고 손찌검을 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이해가 된다고 했습니다.

과격한 사람들 중에는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고 ..그리고 어릴 때 어떻게 자랐는지는 모르나 누구나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을 테니 이해가 된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아~~~이 글을 읽는데 아니 이런 성인군자가 있을까요?

이 분은 매사에 긍정적이며 자기애와 자존감이 높다고 해요. 아이를 사랑해주고, 믿어주는 부모가 왜 되어야 하는지 또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런 경우 많습니다. 호의로 도와준 것뿐인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호의로 도와준 것을 호구로 보고 이용하면 안되지요.


젊은 나이에 경비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경비일을 하며 당했던 일, 그리고 그 일에서 배웠던 일들을 담담히 풀어냅니다. 그런데 그 담담하게 풀어낸 글에 눈물이 흐릅니다.


마치 로마의 노예였던 에픽테토스를 보는 듯 했습니다. 에픽테토스 또한 노예로서 힘든 삶을 살았지만 그 경험이 바탕이 되어 어떤 현자들보다도 수 많은 명언들이 만들어진 게 아니었을까요?


저자님은 힘든 경비일을 하지만 그 속에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힘들게 하지만 또 사람이 사람을 살리니 이 세상은 그래서 힘들지만 살 만 한거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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