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의 밑에 있는 수하 남해 현령은 배 안에 어린 계집을 태우고는 들낄까봐 두려워했다고 적혀있다. 그 전쟁통에 여자를 배에 싸고 도는 모습을 본 이순신장군은 얼마나 한심해보였을까?
이순신장군님은 또 어떤 일기에서는 경상우수사 원균의 모든 것들을 못마땅해하고, 나중에는 원균이나 원균의 밑에서 일하는 수하들의 말들은 믿지 않게 된다. 원균은 흉측하고 몹쓸다며 후환이 있을까 염려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실제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버렸다. ㅠㅠ
이순신 장군님의 일기를 보면 늘 몸이 안좋았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몸이 불편하고 가끔은 곽란이 있기도 하였다고 씌여 있었다. 자기 몸도 성치 않은데 공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며, 늘 어머니 걱정을 하는 효자였다.
게다가 이 책을 보며 놀라웠던 사실은 모든 것을 거의 자급자족하였다는 사실이었다. 단순히 전쟁에서 어떻게 전략을 짜야 이길 것인지, 이 나라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만 준비를 한 게 아니었다. 무씨는 언제 뿌리며, 벼농사는 어떻게 하며, 총과 활 등 쇠를 녹여 만들고, 된장을 만들고, 미역을 따는 등 이런저런 여러가지 일들을 하나하나 직접 지시하고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집안의 제사, 나라의 제사, 집안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이순신 장군에게서 장남의 무게를 느끼며,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인들의 먹을 거, 입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것까지 세세하게 챙기고, 추우면 추울까봐, 더우면 더울까봐, 일하는 군사들과 도와주는 여러 사람들을 걱정하였다. 날씨가 안좋으면 농사가 잘 안될까봐 걱정하였다. 일기에 그 마음들이 느껴졌다. 군율을 어길시엔 아끼는 부하라도 단호하게 벌을 주었지만 늘 군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이순신 장군이 위대한지 알게 되었다.
나라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이순신과 이순신 장군을 도와 일했던 여러 사람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불과 백년전 나라 잃은 설움으로 36년을 고통받다 독립하게 되었다. 나라가 없으면 고통받는 것은 누구인가? 그안에 살고 있는 백성들이다. 그리고 노예처럼 살면서 우리의 말도 잃어버리고, 우리의 주체성도 상실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과거 일제의 만행을 알기에 나라가 없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어머니가 죽어도, 아들이 죽어도 슬퍼할 새도 없이 그 비통한 마음을 일기에 적으며 우리나라를 끝까지 지켜내려 애쓰다 죽은 이순신장군은 매일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할 일은 끝까지 완수하고 가신 이순신장군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