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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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크든 작든 고민이 있습니다. 그 고민들을 풀기 위해 여러 가지로 생각에 생각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고민에 대해 책은 뭐라고 하는지 책도 보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고민들 대부분에 대해 모두 이미 앞서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철학자들이 진지하게 다루었습니다. 철학 용어는 어렵고 말도 어렵지만 그래도 이 사람은 뭐라고 말했는지 알고 싶고, 참고해 보고 나의 고민에 대해 힌트를 얻고 싶어요.


이 책을 지은 허유선 님은 동국대학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하고 EBS 클래스e<사랑 철학>을 강연했고, 철학 팟캐스트를 진행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철학은 살면서 찾아오는 물음에 깊이 생각하며 출발하는 것이라는 말. 철학은 삶에서 오는 질문.질문이라는 말이 다시한번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철학책은 어렵지만 이 책은 누구나 할 법한 질문들에 어떤 철학자들의 답을 가져오며 그 말이 가진 의미들을 친절하고 따뜻하게 풀어줍니다. 누구도 아닌 '나'에 관한 것이기에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철학책을 봐도 이건 이래서 그래! 라고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철학자들의 말을 듣다보면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니구나! 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불안하고, 외롭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늘 흔들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고민을 한다는 것은 인생에 질문이 있다는 뜻이고, 그 질문이 계속 나를 붙들고 생각하기를 요청한다는 신호라고 합니다. 그 신호에 귀 기울여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나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하지만 인생은 답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맹점이네요.

책을 고를 때 목차를 보고는 하는데 이 책의 목차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의 길을 이렇게 걸어가는 게 맞을까요?,나는 좋은 사람일까요?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누구한테 말해야 할까요? 라는 큰 테마로 작은 소제목들까지 마음에 들었어요. 순서대로 읽지 않고 지금 자기가 하는 고민이나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저는 특히 타인과 나, 비교의 중심 잡기, 어차피 죽을 텐데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요?,나라는 사람의 의미, 문제없는 내 인생, 문제가 뭘까요? 편이 인상깊었어요.





타인과 나, 비교의 중심 잡기 편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의 주장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비교 때문에 힘들 때는 자기를 낮추게 될 때라고 저자는 말해요.

프리드리히 헤겔은 '나'라는 사람이 애초에 남과의 비교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합니다. 헤겔식으로 생각하면 비교는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인정 욕구와 성장의 함정이 있다고 해요. 헤겔은 성장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해요. 더 우선되어야 하는 인정욕구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냥 나'에 대한 인정이라고 합니다.

저자 또한 비교의 중심은 타인이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내 삶의 중심에 타인이 있으면 얼마나 고달플까요? 다른 사람에게 경쟁의식을 느끼고 노력하다 안되면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안되지? 라는 꼬리표가 평생 가지 않을까요? 한없이 작아진 나만 보게 되지 않을까요?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진 오늘의 나, 미래의 나를 상상해봅니다.




열심히 해


늘 이렇게 노력을 요하는 피로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다 될 거 같지만 안 되는 일도 수두룩해요. 얼마나 열심히 해야 만족스러운 상태가 될까요?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게으른 것일까요?

잘 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노자와 장자의 사상 '무위'를 이야기합니다.

'무위'란 말이 참 어려운데 저자님께서 반대말인 '유위'를 살펴보라고 해요. 기가막힌 발상의 전환이죠! 유위란 무엇인가가 되려고 하고, 무언인가를 하려고 하며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태도라고 합니다.

도가의 무위 사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거나 노력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내 삶이 아닌 것에 '억지로, 무리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억지로 무리하지 말라는 의미는 바꿀 수 없는 것을 뜯어고치려 하고, 좋아하는 일이 싫어질 정도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위한다는 것은 내가 지켜왔던, 지키려 했던 것을 그만두는 일이기도 하다고 해요. 어떤 노력을 할 때 나로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인지 물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자의 친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친구는 내 인생은 문제없는데, 뭐가 문제인지 물었다는 거에요.

저자는 '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자신있게 행복하게 말할 수 있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빠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 이라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빠졌기에 그 행복이 공허하다는 것입니다.


칸트의 논리에서 핵심은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행복이 아니라 의무를 중시하는 칸트는 타인에 대한 의무도 있지만 나 자신에 대한 의무도 있으며 그것은 바로 나를 돌 볼 의무도 있다고 말합니다. 완전한 의무는 자신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대우하는 것, 그러므로 자신의 인격을 깎아내리고 짓밟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만 수행할 게 아니라 잠시라도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을 갖기를, 나를 돌 볼 시간을 가질 것을 주문합니다.


우리가 하는 여러 고민들에 철학자들의 생각을 발판 삼아 나를 위해 숨을 고르고, 깊이 숨 쉬는 시간이기를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토닥임이 느껴집니다.

살면서 질문이 생기면, 고민이 생기면 인생의 물음을 누구보다 천천히, 깊이, 끝까지 고민한 철학자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이 책은 철학은 어렵고 차가운 것이라는 편견을 물리치고, 글이 편안하며 따뜻하게 씌여져 있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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