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화 - 존중과 치유로 가는 한 사람, 한 시간의 이야기
정병호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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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헤이트》 와 《지리의 힘》,《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책들이 떠올랐다. 특히 《헤이트》가 떠올랐다. 그 책은 왜 혐오의 역사가 반복되는지 심리학자, 법학, 미디어학, 역사학, 철학, 인류학 등 다채로운 분야의 학자들이 '혐오'라는 단일 주제에 초점을 맞춘 토론과 연구의 강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왜 혐오가 생겼을까? 이것도 어쩌면 공감의 부재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동양인을 혐오해 생긴 범죄들, 우리 사회의 각종 혐오 표현들, 서로 내탓이 아닌 남탓을 하며 위안을 삼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행위가 아닐까? 서로의 공감이 부족하기에, 어쩌면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서로 적대시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생긴것은 아닐까? 나 아니면 너로 나누어 나 살리고 너 죽이자라는 마음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공감대화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동안의 공감대화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며, 공감대화는 어떻게 하는지 가이드까지 알려준다.

공감대화의 진행은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거의 소규모로 6명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며 한 사람 한 사람 똑같은 시간을 배분해 그 시간동안 온전히 그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은 말을 할 수 없고 진지하게 경청한다.

그리고 다 들은 후 들은 사람들은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질문에는 주장이나 의견ㆍ 제시, 비판, 토론을 삼가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삶 자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데 필요한 궁금한 점을 질문 해야한다.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우리 한국에 살면서도 몰랐던 존재들이 있다. 탈북학생, 다문화학생, 중도입국청소년, 결혼이주여성, 고려인, 재일교포, 사할린에 살다 온 사람들, 이념이 다른 사람들, 국적이 다른 사람들 등 조상이나 부모, 탈북한 사람들 모두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처럼 대우받지 못하고 어디에서도 상처를 드러내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공감대화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모두 나로 살기 바쁘다. 하지만 정작 나의 삶이야기를 누구에게 긴 시간 이야기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긴 시간동안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예전에 읽었던 《창가의 토토》라는 책에서 토토가 새로 전학을 가게 될 초등학교를 알아보던 중 교장선생님과 상담을 하는데 그 교장선생님은 처음 본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가 하는 말을 무려 4시간동안 들어주었다. 그 장면과 겹치며 드는 생각이 성인 또한 이렇게 자기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경청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충고나 조언, 비난을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됨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나게 되고, 이념이 달라 서로 총구를 들이대며 적군으로 대치했던 이들도 공감대화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진행과정중에 서로 라포를 형성하여 자기의 삶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에 나 또한 감동받았다.


코리아 디아스포라로 우리 한국에 와 살게 된 사람들에게 내국인들은 쉽게 당신은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고 한다. 이제는 그런 질문보다 어떻게 살아왔냐고 묻는 게 그 분들에 대한 배려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임을 강조할 게 아니라 이제는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문화' 라는 이름으로 한국 안에 특수한 집단으로 묶어 한정하려하면 안된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포용하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니편내편 가르지 말고 서로를 따뜻하게 껴안을 수 있는 문화, 서로가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결국은 사랑이다. 사랑의 대화, 공감의 대화만이 오해와 편견을 넘어 이해와 존중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나아갈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놀라웠고, 주위를 더 잘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은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불과 50년전만 하더라도 춥고 헐벗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에 꼽힐 정도의 나라였음을 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언젠가는 통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먼 훗날 통일이 되었을 때 서로를 이해하려는 이런 공감대화 프로그램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소통의 부재로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지금, 이런 공감대화를 활용하여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공감대화프로그램은 쓸 만한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이 공감대화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기회를 만들어 서로 갈라치기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소외된 이웃들을 잘 살펴보고 그 이웃들에게 어떤 것이 그들을 배려하는 것인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에 그들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타인과의 만남을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만이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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