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요리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골칫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pinch' 라는 단어이다. 우리나라말로는 꼬집이라고 번역하면 될 터인데 저자는 그 단어가 마음에 안들었다고 한다. 약간이라고도 옮기기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담당편집자가 '자밤'이라는 단어를 들고 왔다. 그 단어는 '나물이나 양념 따위를 손가락을 모아서 그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 라는 것이다. 이제는 그만 꼬집자는 말에 빵터졌다.^^ 이후로 자밤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읽다보니 자밤이란 단어가 정감있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나물 반찬은 늘 하나씩은 하는데 나물을 할때에는 마늘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나물에 마늘을 넣고, 안 넣고의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그런데 아이들은 나물에 마늘을 조금이라도 넣으면 맵다고 난리여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었는데 이 책에서 방법을 알려주었다.
차가운 팬에 다진 마늘을 넣고 천천히 온도를 올려준다. 약불보다 좀 더 약한 약불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늘이 반투명해지면 마늘을 그릇에 담으라고 말한다.
나물을 무칠 때도 이렇게 기름에 천천히 익힌 마늘이 제격이라고 말한다.
오~~~나물을 할 때 이렇게 해 봐야겠다. 기름에 천천히 익혀 타지 않아 쓴 맛도 나지 않을테고, 달달한 맛이 올라와 아이들도 잘 먹을 거 같다.
사람들이 거의 싫어하는 가지 다루기(나는 가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우리 가족은 가지를 싫어한다.ㅠㅠ), 일반적인 고구마 먹는 것과 다른 맛있게 먹는 고구마 익히기 ,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아스파라거스, 맛있게 먹는 브로콜리까지 식재료를 가지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줘서 굉장히 유용한 책이다.
육류와 해산물 편에서 참치통조림에 대해 나온다. 한국 참치 업계는 남획과 혼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인류의 오랜 남획으로 해양생태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고갈되고 있는데 참치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통조림 참치는 늘 비상식량으로 구비해두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참치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