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 기쁨과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
안톤 숄츠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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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오래 살고 있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보일까?

우리가 우리 안에서만 우물안 개구리처럼 우리 자신을 보지 못할때엔 가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다른 나라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더 객관적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분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해졌다.

나는 텔레비전을 안 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잘 모르지만 TV에도 가끔 나오시는 분인 것 같다.

PD이며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한국에서 20 여년 살며 느꼈던 것들과 생각들을 적어주셨는데 내 속에 있는 것을 들킨 듯 깜짝 놀라기도 하고 뜨끔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다고나 할까? 자기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따끔하게 충고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 말 속에 한국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난다. 진심으로 한국을 걱정하기에 하는 말 같았다.



노는 아이의 영혼만큼 고귀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렵고,

낯선 존재가 되어 사라지는 것도 없다

헤르만 헤세


어른들도 모두 어렸었던 때가 있었다. 나 또한 어릴 때를 생각하면 놀면서 매일이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허나 아이들과 놀려고 하면 너무 재미가 없다. 어릴 때 즐겁게 놀았던 아이는 이미 내안에서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동심은 다 까먹고 매일 아이를 채근하기 바쁘다. 시간 없다고, 뭐 해야지 하며 재촉하고는 한다.

아이의 놀 시간을 마음대로 빼앗고, 아이가 행복해 하는 시간을 많이 주지 않은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아이가 행복을 진심으로 느낄 줄 알게 하는 것.

아이의 시간을 빼앗지 않는 것.

아이가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집을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돈과 자산의 개념으로 보고 자주 사고 팔며 이사하는 것에 놀랬다고 한다. 그러면서 영어로 home과 house의 개념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쉽게 행복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바로 잃어버린 '집home(정서적 의미의 공간)'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안정을 느끼고 심적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하여 특히 아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고...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적인 뿌리가 없기 때문에 마음이 우울한 사람들이 많고, 자살률도 높은 게 아닌지 이야기한다.


이런 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충격적이었다. 집값 상승으로 하루에도 몇명씩 부자가 나오고 그것이 부러워 너도나도 부동산에 뛰어들고 있다.저자는 부동산이 house입니까? home입니까? 라고 물어보는 거 같다. 저자 말대로 house보다는 마음속에 진정한 home, 뿌리를 지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편안한 집을 만들어 주는 것, 아이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안톤 슐츠님도 육아를 하고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서인지 콕콕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이밖에도 공정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을 때 청와대 게시판까지 찾아가 불만을 토해내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민주택의 특별공급 대상자가 된다는 제도에 항의하는 등 공정은 딱 자신을 위한 장치라고 꼬집는다. 이것이 진정한 공정일까?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내가 아닌 모두를 위해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안톤 슐츠 저자는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따끔하게 꼬집지만, 더 나은 한국인이 되었으면 하며, 더 행복한 한국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충분한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느껴진다.

익숙한 한국을 제 3의 눈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새롭게 볼 수 있었고 더 나은 환경과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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