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와 통하는 매운맛 조선사 - 33가지 질문으로 파헤쳐본 조선의 빛과 그늘
김용남 지음 / 바틀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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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해서 한국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역사를 공부하다가 연도를 외우게 되었는데 그 연도에 세계사엔 어떤 사건이 있었나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 때는 이런 일이 일어났었구나! 정도만 아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일까요?

세계사와 통하는~~이라는 이 책 제목이 끌렸습니다.

왜 매운맛 조선사일까요?

책표지도 매운 맛을 연상케하는 빨간색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왜 매운맛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들을 말해주고, 잘 몰랐었던 진실을 말해주고,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들을 깨부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지적 유희를 즐긴 느낌이었어요.

이 책은 제자인 지혜와 김선생으로 설정해서 제자와 선생의 대화로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말투며 형식이 제자라기 보다는 기자가 선생님을 인터뷰하는 느낌이에요. 제자인 지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며, 멘트 정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선의 시작 14세기부터 조선의 끝 20세기까지 한 세기씩 묶어 33개의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이어져요.

제가 어떤 점들이 놀라웠는지 보겠습니다.

어떤 왕 시대는 번영하고, 어떤 왕 시대는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자는 첫번째 이유로 국제정세를 꼽아요. 굉장히 뜻밖이었는데 저자의 말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조선은 명나라만 의지하였기에 다른 나라는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는데 국제정세와 기후 변화를 보면 그 당시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답이 나옵니다.

세조와 인조에 대한 묘호에 대해 나와요.

세조는 창업군주 수준의 업적을 이룬 군주에게 바치는 극존칭 묘호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조는 누구죠? 단종인 조카를 죽이고 옥좌를 빼앗앗죠. 그리고 세조가 업적이 있나요? 세조의 대표적 업적으로 < 경국대전>편찬을 거론하지만 선대의 탄탄한 시스템과 안정된 재정과 뛰어난 인재를 물려받아 거저 이룬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조는 굴욕적으로 청황제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에 피가 나도록 조아렸다고 하죠. 아들, 며느리, 손자에게도 참으로 가혹했습니다. 그런데 유교 문화에서 최고 수준의 찬사인 인이라니 이게 과연 어울릴까요? 세조와 인조는 묘호 자체가 모순이 많습니다.

16세기의 큰 특징은 세계 대부분 지역이 은 교역망으로 얽히기 시작했다고 해요. 조선의 김감불과 김검동은 은광석에서 획기적으로 은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지만 조선은 명나라를 의식해 은 생산을 중단하여, 연은분리법을 아는 기술자를 일본이 데려갑니다. 그리고 일본은 은 생산이 폭증해 그것으로 부를 축적하고 그 결과로 안타깝게도 임진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상업을 천시하고, 기술자를 천시하는 풍토가 얼마나 크나큰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선조는 유능했을까요? 무능했을까요?

저는 평소에 선조가 왜 광해군과 이순신 장군을 홀대했을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어요.

로버트 그린의 <오늘의 법칙>에 나옵니다.

'주인보다 빛나지 마라'

아! 주인은 선조인데 주인인 자기보다 왕세자인 광해군과 이순신 장군이 백성에게 신망을 받고 빛이 나니 얼마나 싫었을까요?

아들과 장군을 떠나 권력이란 자리에 있는 선조가 못났다기보다 광해군과 이순식 장군이 너무 뛰어나서 그랬던 거였습니다.

그밖에 영조와 정조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며 다시 보게 되었고, 존경했던 정약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10년 8월 22일 일제와 망국 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일제는 8월 25일에 발표하려 하였으나 조선 정부가 8월 29일로 늦추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왜 미뤄달라고 부탁했을까요?

아마 여러분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통탄하며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백성은 안중에나 있는지...

끝까지 뻔뻔하게 자기들 생각만 하는 그들에게 영화나 드라마, 기타 책들에서 미화되는 고종왕과 왕비에 대한 이미지는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의 행태를 보면 전혀 불쌍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평범하고 순진한 백성들만 보일 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었어요. 매운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역사를 제대로 판단하여 그 안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조선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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