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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되었을까? - 선택과 모험이 가득한 인류 진화의 비밀 속으로
이상희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흔히 조상들을 위한 제사를 지내는 집이 많습니다. 밖에서 같은 성씨를 만나면 어디 성씨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같은 성씨라고 하면 머나먼 가족이라며 더 친근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우리의 씨조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우리 성씨가 왔으며 어디에서 나눠졌는지 족보를 통해 전해 내려오고 알 수 있어 족보를 소중히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시대를 쭉 타고 올라가다보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되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우리의 진짜 원조 조상은 누구일까요?
이 책을 지은 이상희님은 한국인 최초 고인류학자로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인류학과 교수로 있다고 합니다. 세계의 발굴 현장을 누비며 고인류 화석을 연구한다고 해요.
저자는 고인류학을 공부하며 수백만년 전의 고인류는 이미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한번 볼까요?
아돌프 슐츠의 자료에서 인간과 유인원의 산도와 태아의 머리 크기를 비교한 그림을 보세요. 다른 유인원에 비해서 인간의 태아 머리 크기는 산도보다 커요. 우리와 갈라졌다는 침팬지 같은 경우는 태아 머리가 산도보다 훨씬 작아 낳기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이를 낳을 때 왜 그렇게 힘든지 이 그림을 보고 이해했네요.
유인원 암컷은 새끼를 낳아야 할 순간이 되면 조용한 곳으로 가서 홀로 출산하는 반면, 인간 여자는 산통을 느낄 때 믿고 의지할 사람을 찾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새끼를 낳을 때 홀로 있기를 원하고 누군가 오면 불안해 한다고 해요. 저도 어릴 때 들었던 말들은 토끼나 개 등도 새끼 낳을 때는 옆에서 얼쩡거리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새끼를 물어죽일만큼 어미가 예민하다고요.
하지만 인간은 달라요.
아이를 낳을 때 홀로 있으면 불안을 느낍니다.
원숭이처럼 아이를 낳으면 바로 안을 수 없어 아이를 받아줄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인간은 아이를 낳을 때조차도 사회적 동물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고인류를 분석하다보면 앞니가 닳은 경우를 많이 본다고 해요.
고인류는 앞니를 어디에 썼기에 앞니가 그렇게 닳았을까요?
고인류인은 털도 없는데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추위를 견디려면 뭐가 필요하죠?
바로 따뜻하게 해 줄 옷이 필요합니다.
그 당시에는 옷이 없기에 짐승들의 가죽으로 몸을 감싸야 했습니다.
지금은 화학약품을 써서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지만 과거에는 그런 것도 없었기에 튼튼한 앞니를 사용해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해요.
가죽 하나만 만들려 해도 앞니가 닳을 이유는 충분한 거 같아요.
드마니시 화석은 의미 깊은 화석이라고 해요. '집단'이 살아간 모습을 알려주고, 드마니시 고인류 화석의 연대는 180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아프리카에서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하고 얼마 되지 않아 캅카스에서도 고인류가 등장한 것이라고 해요.
저는 아프리카에서부터 인류가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드마니시 화석은 아프리카 밖에서도 고인류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해요.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의 이빨을 보세요. 왼쪽에는 이빨이 있지만 오른 쪽에는 이빨이 하나도 없어요. 이가 빠진 뒤에도 계속 살았다면, 이 빠진 잇몸의 빈 자리가 메워져 매끄러워진다고 해요. 이것으로 유추해보는데 이빨이 없는 호모 에렉투스는 노인으로 봅니다. 그 당시 이빨이 하나도 없는 노인이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겁니다. 드마니시 발견 이전에는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고인류는 네안데르탈 정도 뿐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드마니시화석에서도 돌봄 능력이 있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거에요.
현재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종 '호모 사이엔스'에 속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 시작했을까요?
호모 사이엔스와 종은 다른 걸까요?
다른 종이 아니라 다르게 생긴 사람이며 20세기 초, 인류학자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이며 인종은 생물학적 단위가 아니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도 나의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우월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또한 그런 특권의식을 가지고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들이 이 사실을 꼭 알아두면 좋겠네요.
우리는 모두 하나의 종이라는 사실. 그리고 다양하게 유전되었다는 사실,그리고 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 다양한 '섞임'의 결과로 수십만년 이어져 온 다양성의 후손이 바로 지금의 '우리'라는 것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