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여행입니다 - 나를 일으켜 세워준 예술가들의 숨결과 하나 된 여정
유지안 지음 / 라온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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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여행을 하시나요?
저는 주로 인터넷으로 대충 검색하여  즉흥적으로 가는 여행을 선호합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가면 힘들기는 하지만 우연히 얻는 것도 많아 좋아요.
사람들 대부분은 여행 간다하면 사진만 찍고 오기 바쁩니다. 유명하다는 곳은 일단 가서 사진부터 찍어오기 바쁜데요. 이 책의 저자는 문학가와 예술가의 생가들을 찾아다녀요. 수많은 문학가와 예술가의 생가와 옮겼던 거처들, 무덤까지 다녀옵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이 책을 지은 저자 유지안 작가님은 중ㆍ고등학교 교사와 문학 읽기 지도교사로 오랜 세월 아이들과 함께하며 2011년 아동 문학가로 등단했다고 해요.
남편이 암투병을 하다 운명하고, 아버지도 3일 후 돌아가셔 그 상실감으로 고통 받다가 아버지에게 간을 내주었지만 끝내 돌아가신 아버지를 두고 힘들 아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두달 후  아들과 헤어져 혼자만의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바람이 되고 싶다던 신랑의 평소의 바램대로 바람처럼 세계여행을 다닙니다. 남편의 바램대로 여행을 하며 조금씩 상실의 고통에서 헤어나오게 되요.
평생의 친구였던 신랑과 믿고 의지했던 아버지를 거의 함께 줄초상을 치르고 얼마나 힘들지는 저도 상상이 안됩니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 그것도 소중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힘들까요? 작가는 그 마음의 힘듬속에도 걷는 여행속에 만난 여러 사람들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됩니다.
절망속에 희망을 본다고 해야 할까요? 슬픔과 상실, 고독과 절망속에서도 그래도  사람은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작가 유지안님도 투병중에 여행을 떠났다고, 병원에서도 말렸다고 하던데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병을 앓으면서도 감행한 세계여행이라니! 게다가 문학가와 예술가의 일생을 따라가 보는 여행. 예순의 나이에 감행한 홀로의 900 일간의 세계여행. 너무나 멋져 보였어요.

제가  대학교때 수업 받았던 교수님은 수업 시간에도 눈을 반짝이며 열정적인 수업을 하셨는데 외국에 학술 대회나 세미나가 있어 참석할 일이 있으면 꼭 부인과 함께 갔다고 해요. 학술대회등의 일정이 끝나면, 부인과 함께 여행을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 교수님을 보며  저도 나이 예순 정도 되면 신랑과 손잡고 함께 세계배낭여행 가보면 좋겠다고 그 당시  신랑도 없는데 상상하며 좋아하곤 했던 생각이 났어요. 그런데 이 작가님은 평생 친구 신랑을 잃고  홀로 떠난 세계여행이라니! 마음한쪽이 애잔하게 다가왔습니다. 곁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와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를 지었던 브론테  자매의 집,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빨강 머리 앤> 루시모드 몽고메리,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의 집들을 찾아가는 여정은 저 자신도 같이 가서 보는 듯  했어요. 실제로 찾아간 작가님이  어찌나 부럽던지요.
고흐가 실제로 죽기 1년 전 머물렀던 상폴드모솔 정신병원, 렘브란트의 집,톨스토이의 집, 로댕의 집,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죽기 전에 살았던 성 등을 방문한 것도 그저 부러웠을 따름입니다.

늘 여행에 목마른 요즘 같은 때에 이런 여행 책으로나마 위안을 삼고는 하는데 게다가 세계문학가와 예술가의 생가와 무덤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름다웠습니다.
생물에게 생과사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지요. 유명한 사람도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됩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있는 일일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첫번째 사진은  제인 오스틴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글을 쓰곤 한 탁자이며 두번째, 세번째 사진은 버지니아 울프가 글을 쓴 곳과 탁자입니다.
대부분의 여성 작가들은 작은 탁자에서 글을 쓴 경우가 많았는데 버지니아 울프는 신랑의 배려로 자기만의 집필 방과 그 방의 큰 책상에서 책을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글을 쓴 곳만 보아도 그 당시의 여성의 지위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어요.



 




호스텔에서 만난 84세 할머니. 7년간 여행을 계속하고 있으며 집에는 언제 갈지 모르겠다고 했다던 할머니. 와우~~너무 멋졌어요. 84세의 할머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지 않나요?
저도 꿈꾸는 이상향입니다.
 




전쟁에 반대하며 망명하여 평생을 스위스에서 살아야만 했던 헤르만 헤세. 언제나 유년시절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던데 동상마저도 그의 애잔함이 묻어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나마 동상이라도 그토록 보고 싶고, 가고 싶었던 고향. 칼브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애써 마음을 추스려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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