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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한식대첩>이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봤었어요. 그 프로그램에 본선에 진출한 팀 서울 ㆍ경기 ㆍ북한 ㆍ전라남도 ㆍ제주도 ㆍ 경상북도 팀이 나와 음식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사람들의 요리를 보며 아~~~음식에 저렇게 정성을 다해야 하는구나 하며 감탄을 했었습니다. 재료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선택하여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백종원이 나왔는데 밥이 뜸이 들었는지 덜 들었는지를 알고 어떤 팀이 어떤 음식을 만든다고 하면 그 음식의 역사까지 줄줄줄 알려주는 거였어요.
그래서 와~~~그렇구나 하며 음식에 박학다식한 백종원이라는 사람에게 감탄하며 여러 음식의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어 자주 시청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식에 진심인 책이 나왔네요.
이 책을 소개합니다.
음식을 공부합니다
이 책을 지은 주영하 작가님은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라고 합니다.
35 년간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면서 터득한 '음식 공부법'을 아낌없이 독자들과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을 한번 볼까요?
라면, 아이스크림, 막걸리, 불고기, 두부, 평양냉면, 배추김치, 잡채, 전어, 떡국, 전주비빔밥, 짜장면 등이 나옵니다.
제목들이 하나같이 흥미를 자극합니다. 제목을 나열해볼게요.
라몐, 라멘, 라면?, 아이스크림은 축산물? ,막걸리는 발명한 음식, 발견한 음식? , 불고기의 기원은 평양불고기? , 치즈에서 배운 두부의 발명, 평양냉면은 겨울 음식? ,양념 배추김치 등장의 일등공신은 반결구배추?, 조선시대 잡채에는 당면이 없다? , 입하 전어에서 가을 전어로? , 설날음식은 떡국? , 전주비빔밥의 유행은 서울에서부터? , 베이징 올림픽과 짜장면?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음식을 공부하면 좋은지 하나의 공부법에 가장 적절한 음식 한 가지를 사례로 들어 12가지 음식 공부 노하우를 알려줘요.
게다가 팁 4 가지를 알려줍니다.
오래된 요리법을 찾는 법, 근현대 간행물에서 음식 기사 찾고 읽는 법, 농수산물의 역사 공부하는 법, 오래된 한글 요리책 읽는 법까지 아낌없이 알려줍니다.
이렇게 음식을 공부한다면 음식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있겠어요.
책 내용들도 술술 읽힙니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축산물? 편과 치즈에서 배운 두부의 발명? 편, 설날 음식은 떡국 편이 재미있었어요.
두부라는 뜻이 콩두에 썩을 부자를 쓴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언급을 안하지만 저는 이 단어를 보자마자 중국의 취두부가 떠올랐어요.
취두부는 진짜로 썩히잖아요. 그래서 냄새가 지독하다고 하는데 취두부와 두부단어의 뜻이 겹쳐서 혹시 썩을 부자가 취두부에서 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어요.
두부에 대한 정설은 유안 발명설, 콩을 많이 먹었던 중국 북부에서 기원했다는 설, 몽골 지방의 유목민들의 음식 문화에서 기원한다는 설, 인도 유입설, 남만주 및 한반도 기원설 등이 있으나 현재 공인된 정설은 없다고 합니다.



설날 음식은 떡국, 추석 음식은 송편, 복날은 삼계탕이라고 흔히 알고 있는데 저자는 의문을 제기해요.
우리가 언제부터 전국민이 설날에 떡국을 먹었나? 하고요.
'균질(homogeneity)' 이란 말을 알려줍니다.
균질은 하나의 물질에서 어느 부분을 취해도 성분이나 특성이 일정함을 말한다고 해요. 즉, 음식의 역사를 연구할 때 전국이 같은 이름의 음식을 같은 날 모두 먹지 않았음을 염두에 두고 사료를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전에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은 설날이나 어떤 행사가 있을 때 만두를 자주 빚는다고 해서 응? 왜 만두를 빚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의문을 풀었네요.
이 책에는 오래된 요리책을 보는 법 등 여러 사료를 찾아 읽는 법까지 알려줍니다. 그래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 <한식대첩>에서 경상도 어떤 팀은 종가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요리책을 들고 와서 그것을 참고하는 장면을 자주 봤었는데 우리나라 여러 종가집의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요리책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찾아내어 보고 예전 사람들은 어떤 음식들을 먹었는지 연구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는 식품 관련 전공 대학생과 대학원생,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지만 음식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수시로 '먹방' 의 작가로 차출되는 비정규직 작가, 음식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MZ세대, 음식칼럼니스트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4050세대, 그리고 조금이라도 음식에 진심인 분들까지를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음식에 진심인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음식이 언제부터 생겨 먹었으며 어떻게 지금 우리에게까지 왔는지를 알고 먹는다면 더 특별한 기분이 들거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