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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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을까?

예전에 CSI 미국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었다. 거기에는 어떤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의외의 실마리들을 잡는데 부검이 한 몫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부검을 통해 그 사람이 그 당시 어떤 자세로 방어를 했는지 어떤 흔적들을 찾는 장면들이 흥미진진했었다.
게다가 매번 다른 내용의 사건들이 펼쳐지고 해결되는 과정이 있기에 재미있게 빠져들었던 거 같다.
그런데 이번엔 실제  상황이다.
독일 베를린 샤르테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는  법의학자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법의학자들은 어떤 시체들을 부검했으며 그 안에 들어있는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의 저자 클라아스 부쉬만 은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법의학과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2016년 베를린 트럭 테러 사건 때도 현장으로 출동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법의학자는 죽은 자들이 말하는 바를 해독하는 것이 임무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그가 베를린에서 담당했던 사건 중 가장 기이하면서도 흥미롭고 비극적인 열 두 개의 사건을 담았다고 한다.






여러가지 끔찍한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안나라는 35살의 젊은 여성은 배우자와 네 살짜리 딸과 함께 사는 여자이다. 그녀의 치과의사는 비뚤어진 치아는 미관상으로도 안좋지만 두통이나 이가 빠지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선천적인 아래턱 기형  수술을 권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 되었으나 죽을 운명이었는지 수술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한다. 그녀 곁에는 숙련된의사들이  넷이나 있었는데 어찌 하는 것마다  이상하게 돌아갔다.
법의학자도 의사인지라 의사가 의사를  의료과실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어찌보면 좀 괴로울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법의학자는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못박는다.
실제로 의료과실은 흔치 않지만 이번 사건은 명박하게 의료과실이었다고 말한다.
병원과 의료팀은 법의학자의 주장에 반박할 전문 감정인과 변호사를 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추접스럽게 법의학자의 경력과  자격 요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부검 결과가 말하는 사실은 너무나  명확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지루하게 3년을 끌다가 안나의 배우자가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병원에 위자료를 요구하며 민법상 합의로 싱겁게 끝났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의료과실이란 문제로 개인이 힘겹게 병원과 싸우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유명인으로는 가수 신해철의 죽음이 가장 안타깝다.
그리 힘든 수술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죽을수도 있는 것이었다.
의료과실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사들과 지루한 싸움을 할 때 의사들은 법으로 자기네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거의 완벽히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개인이 병원과 싸우려면 너무나 힘들다.
그런데 독일의 상황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라니 참 아이러니였다.
그저 죽은 사람만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법의학자는  매일 시체를 다루는데  특히 끔찍한 사건에 연루되어 죽은 시체들도 다루는데 어떻게 멘탈을 관리할까?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 법의학자는 말한다.
삶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았다고 한다.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고, 삶에서나 직업에서 어떤 행운을 누리는지도 알고, 어떤 혜택받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도 안다고 ..이 일을 함으로써 삶의 기쁨과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고 삶에 대한 관점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는 늘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를 알고는 있다.
허나 그 죽음은 먼 훗날에 생각해보자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늘 죽은 시체를 마주하는 법의학자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질까?
가깝게 지냈던 지인이나 안면을 알고 있던 이웃을 부검하기도 한다고 한다.
어제까지 살아있거나 알았던 사람을 부검하면서 남다른 삶에 대한 애착이 생길것만 같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늘 죽은 자를 상대하는 법의학자에게서 삶의 소중함을 배워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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