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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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잔잔한 사유가 
등대의 불빛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을 가면 힘든데 왜 여행을 가려 할까요?

단순히  휴양을 하러 가는 경우도 있고,  낯선 곳을 마주함으로써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고,  뜻밖에 뭔가를 느끼거나 깨닫거나 배우기도 합니다.
일단 여기 익숙한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 간다는 설렘이 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려하기도 하지요.

김경한 작가님은 세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거기서 들었던 여러 생각들을 이야기하는데 생각보다 더 깊이가 있어요. 그곳의 음악과 미술, 철학, 역사, 문학 등을 이야기해줍니다.
그 깊이에 한층 빠지려다가 가끔 저자가 나오는 사진에서 풋! 웃음이 나와요. 거의 모든 사진에서 저자가 나오거든요.  저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여행을 하신다고 밝혔는데 그것을 증명하듯 인증샷을 책에 수록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의 사진들이 계속 나와 이 책은 에세이인가 자서전인가 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1부는 유럽 ㆍ 미국 인문 기행 2부는 일본 인문 기행 3부는 중국 인문 기행 4부는 아시아 인문 기행 5부는 한국 인문 기행으로 나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콜럼버스 등은 왜 신항로를 개척하려고 하였을까요?
포르투갈이 왜 바다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유럽  여러 나라가 바다로 뛰어들어 지금의 선진국을 이루게 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영화배우 율브린너와  조선이 인연이 있었다는 것에 놀라고, 미국에 18 세기 방식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아미시마을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사진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아요. 말이 끄는 마차를 타는 마을이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 세탁기를 쓰지 않고 손빨래하며 산다고 합니다. 서구 자본주의의 최전선 미국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링컨이 왜 대단한지 이 책을 통해 링컨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리더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의 여행에서는 윤동주가 산책했던 길과 윤봉길의 묘를 찾아가는 여정이 인상 깊었어요.

중국의 여행에서는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신선이 나올것만 같은 계림산수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얼마나 장엄하면 눈으로 풍경을 따라가다가 봉우리를 놓치고 말게 될까요? 상상만으로는 그 크기가 가늠이 안됩니다.

제임스 터렐이란  설치미술가를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저 또한 제임스 터렐의 전시관에  들러 저자가 느꼈던 것들을  느껴보고 싶네요.

아시아 여행에서는 늑대토템, 탱그리 정신이 인상깊었어요. 중국 작가 장룽의 <늑대토템> 이란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을 능가하는 동물전략가는 지구상에서 늑대가 유일하며, 중화의 역사는 한족이 아니라 북방민족이라는 시각으로 이야기한다고 해요.
저 또한 아이들 그림책에서 늑대를 처음 접했는데요. 늑대를 알면 알수록 참 영험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글북>이라는 대작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만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내용도 나옵니다. 그것은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의 이야기인데 굉장히 호의적으로 써놓았더라고요.
글쎄요.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이 옳기만 했을까요?
지금도 그 당시 백범 김구가 살았더라면....혹은 맥아더 장군이 중국땅을 밟지 않았더라면...이란 가정을 하게 됩니다.
역사는 이미 흘러갔기에 바꿀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때 그랬더라면 우리나라 역사는 어떻게 흘러 갔을까요?

한국인문기행에서는 단종유배 700리길이 나옵니다. 저 또한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가보고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냈지? 하며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눈이 온 한 겨울에 혼자 청령포를 가보고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뭔가으스스하며 쓸쓸한 단종의 외로움을 느껴보았는데 실제로  단종은 한여름 장마와 폭염일 때 유배길에 떠났다고 해요.
유배를 떠나는 단종의 심정은 얼마나 착잡했을까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멜의 표류기도 나와요.
하멜 일행은 화포를 만들거나 조총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고 해요. 항해술은 물론 네덜란드가 일본과 벌이는 무역정보까지 국제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조선은 키 크고 이국적인 외모를 들어 주로 백성들의 구경거리를 제공하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이웃 일본은  오히려 53년전  영국 출신 윌리엄 애덤스가 표착했을 때 그들을 이용했는데 우리는 그들을 무슨 서커스 원숭이처럼 보여주기식 오락거리로 이용했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만약 그들을 통해  국제 정세를 파악하고 시야를 더 넓게 보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역사는 만약이란 있을 수 없지만 참 아쉬운 대목입니다.


저자가 다녀왔던 여행지를 따라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감상하듯 저자의 설명에 따라 여행지의 역사와 그것에서 느끼는 통찰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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