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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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들 왜  그렇게 수학이 어렵다고 난리야?
 라고 씌어 있는 책 앞의 띠지를 보고 궁금했다.

평소에 수학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책은 과연 쉽게 설명을 해 줄 것인가?
게다가 숫자 없는 수학책이라니! 과연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일단 저자의 약력을 살펴 본다.
저자 마일로 베크먼은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빠져든 수학광으로 8세부터 고등학교 수업을 듣기 시작해 15세에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했으며, 기술 회사 세곳과 은행 두곳, 미국 상원의회에 두루 근무하다 19세에 은퇴했다고 한다.
읭?
남들은 이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19세에 은퇴를 했다고?
믿기지가 않는다.
약력부터 평범하지 않은 저자에게 벌써부터 빠져든다.
그리고 차례를 보았다.
크게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 수학기초론, 모형화로 나누고 다양체, 연속체, 추상화, 오토마타 라는 처음 들어보는 개념들이 씌어 있다.
차례부터 어렵다. 도대체 이게 뭐야? 이게 무슨 말이야?
머리가 어질어질. 그래도 간신히 붙잡고 읽어본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도형이 있을까?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이었다. 나 또한 호기심이 많아 이건 왜 그럴까? 왜 이게 생겼을까? 등등 궁금한 게 많아 책을 보곤 하는데 저자 또한 이런 질문들을 하고 숫자 없이 증명을  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이 질문은 '일반화된 푸앵카레 추측' 으로 수많은 사람이 이 질문에 매달렸고, 최근 한 전문 수학자가 이 난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백만 달러의 상금을 탔다고 한다.

새로운 규칙

어떤 도형을 찢거나 붙이지 않고 늘리거나 줄여 다른 도형으로 바꿀 수 있다면 두 도형은 같다.

이 규칙이 바로 위상수학의 중심 개념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흔히 하는 클레이로 모양을 변형하고 밀가루 반죽으로 이런저런 모양을 만들고, 떡 만들어야 하는데 떡은 안 만들고 이상한 모형을 만드는 아이들. 이것이 위상수학의 개념이었다.

위상 수학으로 따지면 정사각형은 원이다. 
목걸이로 예를 들면 "목걸이는 어떤 도형일까? "
이렇게  저렇게 잡아 당겨 정사각형도 원 모양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지만 어떻게 잡아당기든 목걸이 고유의 모양이 있다.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무줄을 늘렸다가 놓으면 다시 고무줄로 돌아오는 것처럼.
위상수학을 읽으며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의 작품에서 엿가락처럼 늘어진 시계가 떠올랐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답은 무한이다.

막대기 같은 도형에 평행선을 하나씩 추가하면 새로운 도형이 된다. 계속 끝없이 만들 수 있다.
나뭇잎 모양도  나뭇잎 하나씩 추가하여 무한으로 만들 수 있고 연결 고리 모양도 하나씩 추가해 계속 무한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도형은 무한이라는 이야기다.

위상수학이 쓸모있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항상 시각적 비유를 사용한다.  뇌는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정보를 얻을 때 시각 정보를 제일 많이 활용하는데 정치 이념을  설명할 때도, 날씨, 기온, 시간, 거리  등 모든 것들을 시각적인 비유로 말하곤 한다. 그런 점에서 위상 수학이 쓸모가 있다고 한다.
 
 






해석학에서는 이런 질문을 한다.

무한보다 더 큰 값이 있을까?

어릴 때 반사라는 말로 서로 말싸움을 하던 게 생각났다. 상대가  무슨 안 좋은  말을 하면 거울 반사, 더더반사, 십곱하기반사, 무조건반사  그러며 서로 한참 반사를 하다 끝에는 무한반사를 했었다. 그런데 무한보다 더 큰 값이 있을까? 라니!

저자는 일단 아무것도 모르는 외계인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같다의 의미와 더 크다의 의미를  파악하여 규칙을 정한다.

새로운 규칙

두 더미에 있는 물건을 남김없이 짝지을 수 있다면, 두 더미의 크기는 같다.

새로운 규칙

두 더미를 완벽하게 짝짓지 못하면, 나머지가 있는 쪽이 '더 큰' 더미다.

이 규칙으로 무한 호텔로 설명하고 있다.
무한에 1개  혹은 2개를 더해도 무한이라고 이야기한다.
무한 × 무한도 무한이라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한보다 훨씬 큰 값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연속체다.

연속체는 선에 있는 점의 개수다. 그 선이 유한하든 무한하든 상관 없고, 중요한 것은 점의 밀도라고 한다.
연속체는  기본 연산 이외의 수학 영역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 과학과 경제학의 대부분은  적분을 사용하여 근사치를 뽑아내는데 이것이  바로 연속체-합이라고 부르며  같은 말이라고 한다.

연속체가 왜 무한보다 큰지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대수학은 무엇일까?
저자는 대수학 중 추상 대수학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대상 자체의 개념과 대상들간의 관계에 집중한다.
아이들 책을 보면 어떤 것과 어떤 것을 짝을 지으시오라는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이 추상 대수학이라고 한다.
'짝꿍' 관계를 찾는 것.

재미있다.
위상수학에서는 뒤죽박죽된 도형을 질서정연한 분류 체계로 정리해주고, 해석학에서도 '더 크다'라는 관계로 모든 대상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추상 대수학은  질서와 형식의 본질을 조사할 수 있다고 한다.
짝꿍 관계는 언어의 본질이며 질문을 하고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수학은 실생활에서 언제 써먹을까?

ㅎㅎ 나를 포함한 수포자들이 하는 말들이다. 도대체 이놈의 어려운 수학은 도대체 어따 쓰는거야? 4칙 연산만 알면 되지 이걸 다 왜 배우는 거야? 라고 생각했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연은 자기 좀 알아봐 달라며 기이한 수학적 현상들을 보인다고 한다. 그것들을 알아내  질서정연하게   요약할 수 있는 편리한 체계를 찾는  데 써먹기 위해서라고 한다. 세상 자체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떤 수학이 세상에 있는지 발견하고, 나중에 우리 세상이 수학과 정확히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

순수수학이란 게 참 멋지다.
어쩌면 쓸 데 없는 호기심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예부터 그런 것들을 알아갔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 편리를 온전히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학은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편에는 표준모형이 나오는데 이 편을 읽으면 소름이 돋는다.
정말 세상은 어떤 질서가 있는 것일까?
그래서 역사는 계속 되풀이 되는 것일까?

수학에 대한 편견을 확! 깨버리는 이 책  꼭 읽어보길 바란다.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야? 했지만 읽어나갈수록 정확히는 아니지만 세상을 이해하게 한다. 수학으로 읽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 세상을 이해해 나가는 순수수학의 매력에 빠져 보자.



 
세상은 '수'로 이루어져 있다.

피타고라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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