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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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다양한 방면으로 기록하고  연구하고 그림도 잘 그려서  천재라고 칭하고 있지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만큼 천재적인 사람이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 정약용이에요.
다방면으로 500권이 넘는 저술서를 남겼다고 하지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다방면에 두각을 나타내었지만 정약용은 오로지 백성.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어쩜 정약용이 더 멋지지 않나요?
어떻게 하면 백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책을 보고 여러가지 저술서를 쓰기도 하였고 기중기를 발명하여 수원화성을 지을 때 무거운 돌을 드는 수고가 들지 않아  거기에 시간과 공을 들일 백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 같아요.
그런 정약용이 법에 대해서도 책을 내었습니다.
흠흠신서라는 책인데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분명히 써놓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요?
한번 보실까요?



책을 보고 시만  쓸 줄 아는 사대부들이 목민관으로 임명되어 행정을 다룰 때 강력범죄가 일어나면 잘 몰라 아전에게 맡기거나 임의대로 처리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억울한 백성들이  많이 생겼을거에요.
그에 정약용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판례들을 수집하고 그에 의견을 달고 정조의 판결에도 의견을 다는 등 목민관들에게 도움이 될 책을 쓰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목민관들이 강력범죄를 잘 다룰 때에 결국 도움을 받고 혜택을 받는 것은  백성들이겠죠?
강력범죄를 다룬 책을 흠흠 이라 이름지은 것도 사려깊습니다.
강력범죄를 다룰 때에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고 혹시나 그에 따라 억울한 백성이 생길  수 있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일이라는 뜻에서  그리 지었다니 참으로 현명하지 않나요?

 

이 책을 통해 조선 시대의 여러 시각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의 현대와는 약간 다른 시각이라 조금 의아한 경우도 있었어요.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대부분 유배나 사형에  처해집니다. 사형보다 좀 벌을 감해준 것은 유배에요.
그리고 고을 수령이 할 수 있는 것은 태형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래동화나 사극  등을 보면 뭐라? 저놈을 당장 쳐라! 라는 대사가 많이 나왔던 거 같습니다. ^^



요즘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집권으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려다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정말 끔찍한 충격이었고 아기라도 안전한 곳으로 보내려고 철조망 위 영국군인에게 보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보고  도와줄 수 없어 안타까움이 들었어요.ㅠㅠ

특히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문제인데(참고로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어 보세요!) 조선의 여성에 대한 생각들이 지금의 이슬람계 아랍권  속 여성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철저히 남성 위주로 생각하고 법 또한 남성 위주입니다.
가령 이런 것이에요.
남편이 바람을 피워 아내가 질투해 다투다 죽으면 남자는 감형을 받고 태형이나 유배 정도로 그칩니다.  그리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요.
왜? 이게 당연하죠?
철저히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여성의 편은 없었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안 노파라는 여자는 끊임없이  김은애 어머니에게 이것저것 꾸어가기만 해 어머니가 몇번 거절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김은애를 공략합니다.
아직 처녀인 김은애가  총각을 만나 사랑을 한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려요. 그래도 겨우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시집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안노파는 계속  김은애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고 다닙니다. 보통의 다른  여자같으면 그 소문에 수치심을 못 이겨 자살을 하고 말텐데 김은애는 달랐어요. 김은애는 너무나 화가 나  칼을 들고 자고 있는 안 노파를 찾아갑니다. 그래서 설마하니 죽일까 싶어 김은애에게 칼로 찔러 보라며 더 화를 돋구지요. 그에 김은애는 알았다며 목을 찔러버립니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정조는 자기의 명예를 지키려 안 노파를 죽인 김은애를 칭찬하며 본보기로 보여야 한다며 책으로 만들라고 명하였다고 해요.
 자기의 명예를 지키려 죽인 김은애가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어떻게 그 시대에 그런 용기를 가졌을까요?
그 당시 김은애의 나이는 18 살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그것을 잘하였다며 책으로 만들게끔 한 정조도 대단해 보였어요.




그리고 조선 시대에는 친족의 원수를 갚는 복수 살인은 용서해 주었습니다.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법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가능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신랑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당연히 그런 상황이라면 죽여야한다고 이야기해요.
헉! 이 남자도 이렇게 이야기 하다니!
저는 깜짝 놀랐네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술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어요. 술을 마시고 살인을 한 경우  정조는 용서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다산 정약용은 그에 동의하지 않고   왕에게 이야기해요. 술을 먹은 것은 자기가 의도해서 먹은 것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약용은 왕의 판단에 대해  동의하기도 하고 어쩔 때는 부동의하며 조목조목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하는데 정조와 정약용의 이런 멋진  토론이 빛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만 합니다. 조금 더 정조가 살아 있었다면  구한말 우리의  과거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정조와 정약용의 콤비로 더 나은 왕조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정조가 죽은 그 이후 흠흠신서는 쓸 수가 없었다는 게 못내 아쉽기만 해요. 더 나은 세상을, 더 나은 백성을 꿈꿨던 정약용이었지만 외척세력의 강력한 집권 아래 그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흉흉해지고 백성들은 피폐해져만 가고 결국 일제에 의해 지배당하는 꼴이 되어버렸지요. ㅠㅠ

이 한권의 책은 지금 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조선시대, 그 당시의 사람들의 인식을 알 수 있고 정약용과 정조는 어떤 생각들을 하였는지 조선 법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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