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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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태주님이 엮은 시가 요즘 책으로 나와 참 좋아요.
저번에 나태주님이 엮은 시집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라는 책은 읽고 필사도 마쳤는데 이 시집은 또 어떤 좋은 시들이 있을지 기대가 되었어요.
저번 시집은 해외 명시 120편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번 시집은 한국 시 125편이 실려 있습니다.

제가 한국인이어서일까요?
아~~시들을 읽어보니 저번 편보다 더 좋아요.
한국인의 정서가 듬뿍 담긴 시들이어서 더 애정이 갑니다.
한국 시인들의 언어들이 제 안에 비처럼 내려오는 것 같았어요.
시가 어떻게 인생을 가르쳐 주는지 한번 볼까요?




다른 책에서도 기형도님의 시 <엄마걱정>을 접하고 어린 시절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른거려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란 생각이 들었어요. 기형도님의 아버지는 풍병으로 거동을 못하고 엄마가 가계를 책임져야 했나봐요. 기형도님도 뇌졸중으로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다고 하지요.
그 시에 적힌 시어들이 마음을 자극했는데 이 시도 여전히 좋아요.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기형도님.
그래요. 사실은 하나뿐인 나  스스로를 사랑해야 비로소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겠지요.



아~~~좋아요.
역시 박노해 시입니다.
역시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외치는 박노해 시인.
어려워도 힘들어도 사람 안에 답이 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다른 사람에게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시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시를 읽는 동안 아이를 낳았던 신성한 사건이 생각이   나요.
아이를 처음 낳아 아이가 제 젖꼭지를 무는 순간
실감이 났습니다.
엄마가 되었다는 것을요.
신은 다 챙겨줄 수 없어 어머니를 내려 보냈다고 하죠.
세상에서 제일로 복된 이름. 엄마
선물로 제게 주신 천사들.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어야겠습니다.♡♡♡



시를 읽는 동안 제 코도 시큰거렸습니다.
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이 느껴져서요.
어쩜 이렇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언어를 쓰나요?

뭐라도 챙겨주고 싶어서
아들 주겠다고 꽁꽁 싸서
보낸 남해산 유자 아홉개.
평소에 집에 가면 뭐라도 더 주고 싶어 챙기는
엄마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그게 엄마의 마음이겠지요.
그게 엄마의 사랑이겠지요.
다 큰 자식인데도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
제 마음도 녹아내립니다.



저도 봄에 산책 나가면
코로나로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코로나는 뭐냐는 듯
식물들의 세상에서는
예쁜 꽃을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웠어요.
서로 내가 더 예쁘다는 듯
나 좀 봐주라는 듯
작은 꽃, 앙증맞은 꽃까지 피웠습니다.

그런데 황동규 시인은
시멘트 블록 터진 틈 비집고 나온
앙증맞은 꽃을
하마터면 밟을 뻔했다고
지구의 얼굴을 밟을 뻔 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어요.
표현이 정말 멋집니다.
저도 걸을 때 혹시 지구의 얼굴을 밟을 수 있으니
더 조심하며 걸어야겠습니다.^^

시를 읽고 응원을 받고 위로를 받고 어쩜 이런 시를 썼을까? 라는 생각에 감탄도 많이 하였습니다.
시인들의 고통과 슬픔들이 느껴지는 시를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란 생각에 공감도 되었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말에만 있는  아름다운 시어.
어떤 시인은 직접 말을 지어 넣기도 했다는데
참 아름답습니다.
한국적인 정서가 녹아들어 때로는 시인과 같이 울고 웃고  감동하였습니다.
나태주 시인이 엮은 이 시들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위로해 주네요. 힘들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또는 나를 다독이고 싶을 때 이 시집 펴서 읽으며 응원과 격려를 받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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