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이동, 식민, 이민의 세계사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in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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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이동하는 DNA가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여행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살던 곳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미지의 그 세계가 두렵기도 하지만 호기심이 더 크다. 그래서 몸은 비록 힘들지만 색달라서 의외로  기분전환도 되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잠깐의 여행도 이럴진대 아예 삶의 터전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아주 머나먼 시대 호모 사피엔스는 왜  아프리카에서 다른 대륙  이곳저곳으로 이동하게 되었을까?

다른 곳으로 여행이 아닌 다른 곳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곳에는 어떤 먹거리가 있을까?
 이곳보다 더 나은 곳이 있지 않을까? 
 내 생각엔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찾아 이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이야기 하기를 보통 그 이유를 아프리카의 한랭화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이 종을 보존하기에 더 유리해서라고도 추측하지만 왜 이동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인류의 이동으로 보는 세계사를 소개한다.
인류와 민족의 '대이동'으로 문명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세계의 '교역'은 어떻게 이어졌는지, '이민'이 유럽의 번영을 가져왔는지에 대해 다뤘다.

저자 다마키 도시아키는 경제학부 교수로 전공은 근대 유럽 경제사라고 한다.

책을 보면  학교에서 들었던 굵직굵직한 사건과 단어들이 나온다. 알렉산드로스대왕의 원정, 스키타이, 흉노, 훈족, 게르만민족의 대이동, 바이킹, 플랜테이션 방식  등 반가운 단어들이 나왔다. 책에서 보면 인류의 대이동과 역사는 떼레야 뗄 수 없고 그 과정중에 숨은 공신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업과 교역을 담당했던 민족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어떤 역할들을 했는지 자세히 나온다. 

중국에서 후한 시대 흉노가 동서로 분열되어 동흉노는 내몽골에 남고, 서흉노는 중앙아시아의 탈라스강 유역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동흉노의 이동이 북아시아 유목민인 훈족의 이동에 영향을 주었다. 훈족의 이동으로  위협을 느껴 게르만 민족까지 대이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치 도미노를 보듯 그 옛날에도 중국에서부터  유럽까지 유목민의 이동으로 여러 민족이 영향을 받고 이동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은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초래했으며 앵그로색슨족이 국가를 성립하는 계기도 되었고,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대혼란에 빠뜨린 원인이 되었으며, 나중에 유럽에 전염병 창궐이라는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p.72
유목민으로 엮으니 역사의 흐름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우마이야 왕조는 칼리프를 세습하며 이슬람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가 661년부터 750년인데 우리 나라로 따지면 백제가 멸망하고 고구려가 멸망하고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시기와 맞물린다.
750년 무함마드의 숙부뻘인 아바스의 자손이 우마이야 왕조를 타도하고 아바스 왕조를 세우게 되는데  이때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시대로 불국사를 건립하고 석굴암을 창건한 때이다. 아바스 왕조 이후 아랍인의  왕조가 아닌 이슬람 왕조로 탈바꿈을 했다고 한다. 아바스 왕조가 다스릴때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도라는 두 종교의 상인이 협력해 상업에 종사했으며 여러 지역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통일신라시대에는 중국 산둥 반도에 신라방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상업이  흥행하였고 고려 시대까지도 이슬람 상인들과 교역했었다.  그런데 조선 건국 후 그런 흐름이  끊긴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런 흐름이 계속되었다면 좀 더 나은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이 시대까지만해도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상인들끼리 열린 마음으로 힘을 합쳐 광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게 맞는건데 왜 종교를 나눠 싸우는 것일까?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유럽이 왜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식민지를 왜  만들게 되었는지, 식민지를 만든 후 어떻게 활용했으며,
식민지를 유럽인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까지 나온다.



1800년  시점에 그린 세계지도로 저자는 제국주의 시대란 미국과 유럽이 세계를 수탈한 시대라고 규정해도 무방하다고 씌어있다. 저자가 일본 사람이어서일까?
1900년대 지도가 아닌 1800년대 지도를 올려놓고 제국주의가 미국과 유럽만 세계를 수탈한 것마냥 이야기하는 게 영 거슬렸다. 일본은 제국주의국가가 아니었던가? 제일 큰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교묘하게 자기네 나라는 쏙 빼는 이런 글을 읽는 게 굉장히 불편했다. 사할린으로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하거나 죽은 우리  민족,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위안부  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왜 강제 이주된 흑인만 이야기하고 강제 이주된 우리 민족과 다른 나라의 이야기는 쏙 빠져있는가?
미국이 세계를 수탈한 게 아니라 19세기 일본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 우리 조선을 수탈한 게 더 많지 않았나? 왜 그 이야기는 일체의 언급 없이 쏙 빼놓았는지 알고 싶다.

제국주의의 산물로 현대까지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저자는 난민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국제적  분쟁이며 내전, 난민  이 모든 것은 누구 탓인가?  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인가?  아직도 제국주의는 끝나지 않았다.
진정한 화합과 공존의 세계화는 힘든 것인가?

결국  인류의 이동과 맞물려 역사는 흐르며 세계사는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나라의 뱃속만 채우고 욕심만 채우려 혈안이 되어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  땅을 자기네 나라 맘대로 나누고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이간질 시켰던 그  이유로 이제는 난민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주는 대로 받는 것이다.
남에게 선을 긋고 적을 만드는 것은 결국 총을 나에게 겨누는 것과 똑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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