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 - 19년 차 변호사 엄마가 쓴 달라진 시대, 아들 키우는 법
오오타 게이코 지음, 송현정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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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아들이  좋은 남자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원래 남자나 여자를 구분지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책의 앞표지 문구가 마음을 끌어당겼습니다.
요즘 뉴스나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성폭력이나 N번방 사건, 디지털 성범죄 등이 무차별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도 아빠는 뉴스를 보고는 했는데 잔인한 살인사건이나, 성폭력 등  안좋은 소식들이 제 귀를 더렵혔습니다.  좀 좋은 소식이나 뉴스가 많았으면 좋으련만 그런 건 별로 없고 어찌 사람으로서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아이들에게는 거의 미디어는 차단하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걸 안 접하게 할 수는 없겠지요. 예전에는 안보고 싶으면 뉴스만 안보면 되었지만 이제는 그런 걸 접할 기회가 너무나 많아요. 유튜브나 스마트폰, 인터넷만 보아도 충격적이거나 시선을 끄는 여러 광고들이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 보입니다.
특히 충격적인 폭력이나 사건들 대부분이 남자인 경우가 많았어요. 내 아이가 커서 이런 남자가 아닌 좋은 남자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 내 아들이  이런 안  좋은 걸 접해도  좋은 남자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쓴 오오타 게이코씨는 두 아들을 키우며 이혼, 상속  등 가사 문제와  성희롱, 성피해, 각종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사건을 주로  맡는 변호사라고 합니다. 일하면서 많은  남성들을 상대하면서 내 아들을 어떻게 해야 잘 키울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해요.


이 책에서 인터뷰 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인터뷰 내용들이 참 좋았습니다.

기요타 다카유키씨는 라디오에서 연애와 젠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이 분과는 도대체 남자는 왜 그럴까요?라는 주제로 인터뷰하는 내용입니다.

호시노 도시키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에 대해 강연을 다닌다고 합니다. 이 분과는 남자아이의 '감정의 언어화'를 돕는 방법에 대해 인터뷰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고지마 게이코씨는 아나운서를 하다 퇴사하고 배우,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로서 남자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라는 주제로 인터뷰하는 내용이 나와요.




이 저자는 여러 나라의 학교에서는 어떤 성교육을 하는지에 대해 나오고 일본의 성교육을 비판합니다.
핀란드에서는 피임의 중요성과 방법을가르쳐 책임 있는  성행위를 하도록 교육하며 프랑스는 여성의 콘돔 사용법과 경구 피임약 복용을 까먹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고 해요.
호주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남녀에게 각각 '앞으로 너희들의 몸에서 일어날 변화'라는 책자를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는본격적인 성교육을 시작한다고 해요.
여러 나라의 사례들을 보며 저 어릴 때 생각이 났습니다. 처음 월경을 시작하고 생리대를 어떻게 속옷에 부착하는지 몰라 한참 연구했던 기억이 나요.^^ 아이들에게 그런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몸의 성장에 혼란스러워 하는데  월경과 몽정에 대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그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생리대 광고만 봐도 왜인지 모르게 부끄러웠거든요.
여러 나라의 사례를 종합해 우리나라도 더 나은 성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라에몽에 이슬이가 목욕하는 장면은 꼭 필요할까? 라는 내용이 나와요. 저희 아이들도 도라에몽을 좋아하고 기발한 물건들이 많이 나와 저도 같이 시청하는 만화인데 저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옆에 붙어서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은 옆에서 말해주는 편인데 도라에몽  말고도 짱구 만화도 너무 야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거든요. 왜 짱구는 가슴 큰 여자에게 안겨 부끄러워 할까?,  짱구는 체구는 아이 같지만 행동은 아이가 아니라서 짱구는 제가 잘 안보여  줍니다. 만화도 보다보면 이게 아이를 위한 내용인지 헷갈리는 만화들이 있어요. 너무 잔인하고 무섭고 야하고 자극적인 내용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것들이 많습니다. 만화도 걸러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림만 만화일 뿐 아이를 위한 만화가 아닌 성인을 위한 만화인 경우도 많거든요.



고지마씨와 인터뷰 중 고지마씨가 말한 아빠의 역할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아이들은 어릴 때 아빠를 크고 위대한 사람으로 보며 아빠를 닮고자 하는 경향이 있죠. 고지마씨는 아빠들은 흔히 남자다운 행동이나 운동을 같이 하며 즐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나약함과 마주하는 법, 괴로울 때나 실패했을 때, 고독과 욕망을 견디기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살다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게 아닌데 이런 것들을 아빠나 엄마가 알려준다면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밖에도 성적 동의에 대해서, 포르노 콘텐츠에 대해서, 남자를 위한 인터넷 교육에 대해서, 세상의 모든 남자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잘 나와 있습니다.

아들이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쓴 책이어서인지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남자니까, 여자니까 라는 말로  아이를 한정할 게 아니라 아이가 더 나은 아이가 되도록, 행복한 어른이 되도록 도와줘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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