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 마종기 산문집
마종기 지음 / &(앤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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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작가가 유명한 시인인 줄 몰라서 너무나 죄송스럽고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비판을 하는 글들을 접하면서 의사이기 이전에 이분은  타고난 시인이구나 싶습니다.



그렇다. 내 시를 읽어준 친구들아, 나는 아직도 작고 아름
다운 것에 애태우고 좋은 시에 온 마음을 주는 자를 으뜸가는 인간으로 생각하는 멍청이다.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는 자, 함부로 총 쏴 사람을 죽이는 자,도시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가 꽃과 나비에 대한 시를 읽고 눈물 흘리겠는가, 노을이 아름다워 목적지  없는 여행에 나서겠는가?


이 시는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시를 읽지 마라'라는 기사를 보고 쓴 시라고 해요. 집에 500권  이상의 책이 있는 집의 자녀들이 더 좋은 직장을 얻는데  5백권의 장서 중  교양서적이 아니고 시집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면 방랑자나 몽상가가 되기 쉽다는 취지의 내용입니다.

시를 읽는다고 몽상가가  되어 사회생활에 부적합하게 될까요?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 시로 인해 위로를 받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하며 순간의 통찰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사회생활에 부적합하게 된 사람은 실패한 인생일까요?  쓸모있는 인간상만 강조할 게 아니라 사람의 감성을 툭 건드리는 시가  사람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과연 인간을 쓸모있나 없나로 나누는 기준으로만 사람을 평가해야 하나요?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 적응하게 하려고 책을 읽는 걸까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 거리를 제공하는 시였습니다.

이 시인은 어느 날, 유명한 한국 시인을 만나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시인이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고 해요.

우리나라 시인이나 소설가는 무식한 사람이 많다구요. 유명한 그림도 모르면서 글을 쓴다고요.

한참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길래  저자가 물어봤다고 해요.

어느 전람회가 인상 깊었냐고요.

그랬더니 미술관에 왜 갑니까? 시간도 없는데..
화집이 있지 않습니까?

무용에서도 박식한 사람이 있길래 저자가 물어보았다고 해요.

얼마나 자주 무용공연에 가나요?

한국에 도대체 무용이  있나요? 책으로 보는 거지요.


제가 다 부끄러웠습니다.
마음으로 느끼지 않고 현장에도 가지 않고 시험 공부 하듯 머리로만 외워서 잘난척 하는 지식인이라니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닐테지요.
하지만 이것도 어쩌면 입시교육의 폐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직접 느끼지 않고 외워서 나 이 만큼 잘 났다고 과시하는 껍데기만 존재하는 사람들.
이것은 제가 학교 다닐 때 교실에서부터 느꼈었던 그래서 회의감이 들었던 생각들이었는데 저자도 콕 찝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왜 공부  할까요?
이렇게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서 공부할까요?



마종기 님은 시인이자 의사이기도 해서 모교에서 의학과 문학이란 주제로 강의를 5년 하였다고 해요.

 의사들에게 문학이 왜 필요할까요?

의사는  실수해서 사람을 죽이거나 말 실수 할까봐 스트레스로 마약에 손을 대는 의사도 있고 긴장과 불안, 그리고 우울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린다고 합니다.

그때 인문학과 예술은 우울증을 약화시키며 삶의 평형 감각을 유지시킨다고 합니다.

의사란 직업은  우리가 생각할 때 의대 자체가 전국 상위 1%에 들어야 갈 정도로 공부를 잘해야 들어갈 수 있어서인지 의사를 대하기가 왠지 어렵습니다. 어떤 경외심도 가지고 있어 더 어렵지요. 그리고 어디가 안 좋을 경우 대학병원에 가서 수 달전에 예약해서 수 십시간 기다려 의사를 보는데 이야기는 1분도 못 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는 실험만 하면 되는 과학자와 다릅니다. 의사는  사람, 특히 아픈 사람을 상대해야 합니다. 환자의 희로애락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사 본인의 마음의 평형을 위해서도 문학  수업이 필요하다는 말에 굉장히 공감이 되었어요.





예술은 감동이 생명이다.

아~~감동입니다.
수많은 책이 있어요. 수많은 음악이 있어요. 수많은 미술이 있어요. 그 밖에 수많은 예술이 있어요.
수많은 것들 중에 한 사람의  마음에라도 감동을  주었다면 그것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울컥하게 만드는 힘, 감동하게 만드는 힘이 예술에 있다고 봅니다.


마종기 님의 산문집을 보며 여운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가끔 보이는 시들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제라도 알아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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