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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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분홍분홍 예쁘다. 사랑스럽다. 책만 봐도 설레인다.

이 책은 열두개의 달 시화집 봄ㆍ 여름 ㆍ 가을 ㆍ 겨울 중 봄(3월~5월) 에 관한 시와 그림이 있는 모음집이다.
윤동주 외 시인 39명의 시와 귀스타브 카유보트 ㆍ 파울 클레 ㆍ 차일드 하삼 의 그림들이 나와있다.
생각만 해도 예쁠 것 같은 시와 그림.
봄에 관한 내용이라 더 기대가 되었다.

3월은 귀스타브 카유보트 그림들, 4월은 파울 클레의 그림들, 5월은 차일드 하삼의 그림들이 실려있다. 시와 함께 3명의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3월에서 5월까지  하루에 한편씩 시와 그림을 천천히 감상하며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리고 마네, 모네, 르느와르, 피사로, 드가,세잔 등 그 당시 가난한 인상파 화가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림들에서 다른 그림들과 다르게 남성을 모델로 한 그림들이 많다.

3월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과 함께 시를 감상해보자.



사실 봄 하면 시는 이장희님의 <봄은 고양이로다> 이 시만 생각이 난다. 그만큼 강렬하다. 봄과 고양이는 왠지 닮은 듯 하다. 따뜻한 햇볕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 사람에게 정을 잘 주지 않는 고양이, 금방 사라져버리는 고양이는 따뜻하지만 금방 사라져버리는 잡힐듯 말듯한  봄과 참 많이 닮았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어라

이 문구가 시선을 잡는다. 옛날의 좋은 추억들, 따뜻한 추억들 모두 거기  남아 있어라라고 외치는  윤동주 시인.
그래서 금방 가버리는 봄에게, 기차에게 좋았던 날들 쭈욱 거기 남아있었으면 하는 시인의 간절한 바램이 전해진다.



시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윤동주 시인은 어릴 때 동시도 많이 지었다고 하던데 시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많았을 거 같다.
병아리 그림과 함께 따뜻한 엄마품이 그리워진다.



너무나 좋은 봄하늘에 종달새들이 가볍게 날아오른다.
얼마나 종달새들이 부러웠을까?
나라 잃어 슬픈 시인의 고독과 답답함이 느껴진다.



파울 클레는 독일 화가로 바일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음악에 관심이 많아 음악적인 구조로 정돈된 작품들도 있고 어느 특정 미술 사조에  속하지 않으며 그가 접했던 모든 미술 사조의 가능성을 탐색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작품들이 느낌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그림들만 보면 한 화가가 그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4월 파울 클레의 그림과 함께 시를 감상해보자.



내 마음이다. 이상하게 봄이 되면 여기저기 예쁜 꽃들을 보면 나는 설레이기도 들뜨기도 이 시인처럼 미치듯 기쁘다. 봄 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시가 참 귀엽다. 누가 썼나봤더니 정지용 시인.
눈앞에 그려지듯 시를 썼다. 같이 해바리기씨를 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지막 깩 지르고 도망간 놈. 청개구리에서 빵 터졌다.  그림에서도 왠지 청개구리 고놈이 보이는 듯 하다.



아기의 울음 소리에 맞춰  시작되는 새벽.
왠지 리드미컬하다.
그래서 그림과 더 잘 어울린다.
배고파서 우는 아기.
새벽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기가 엄마젖을 맛있게 꼴꼴딱 꼴딱
맛있게 빨면 조용해 지겠지.



아~~시가 보기만해도 따뜻하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따뜻한 봄의 느낌, 봄의 소리.
어쩜 이렇게 표현했을까?
그림은 기억속의 우리라는데 어떤 기억을 그린 것일까? 아마도 따뜻했던 추억들을 그린 거겠지.



차일드하삼은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라고 한다. 주로 미국의 도시와 해안을 그렸다고 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인상주의 화풍이 부활하기 전까지, 하삼은 비운의 버려진 천재'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림들을 보면 인상파그림과 비슷하다. 색감이 대체적으로 따뜻하다.  그래서일까? 따뜻한 5월과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차일드 하삼의 그림과 함께 5월의 시를 감상해보자.




하이쿠라는 것은 사실 잘  몰랐었다. 일본 5ㆍ7ㆍ5의 정형시라는데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의 세계의  시 소개집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도 하이쿠를 좋아한다는데 읽다보니 매력 있다. 짧지만 강렬하다.
꽃잎 하나 떨어지는데..
사실은 그게 나비였다니...
너무 낭만적이고 멋지다.
짧은 글에 어쩜 이렇게 표현을 해냈을까?



맑고 청아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은 어떤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것일까?  따뜻한 5월. 햇빛을 받으며 듣는 피아노 소리에 그대로 음악 속에 살고 싶다는 시인. 나 또한 그러고 싶다.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봄은 달아나 버렸다.

일본의 천재시인이자 방랑시인이었다던 산토카. 만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산토카. 그는 나에게서 봄을 빼앗아가버렸다.

하필 시화집 마지막..
말문이 막힌다.
봄이 달아나버렸다니..그렇게 홀연히 가버렸다니
마음이 시리다. 뭔가 잃어버린 듯 공허하다. 아쉽다.
이것이 모두 한편의 꿈이었을까?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 같았는데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언제까지나 손에 닿을 것만 같았는데
언제까지나 사랑을 노래하며 사랑을 줄 것만 같았던  봄은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 달아나버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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