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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일기 - 우리시대 문장가 안정효가 안내하는 성장과 성숙을 위한 사색의 문장들
안정효 지음 / 지노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 일기를 쓴다는 것은 하루를 정리하며 그 하루를 곱씹기도 하고 내가 왜 그때 그렇게 했을까? 생각도 하며 후회하기도 하고 다음엔 그러지 말자며 다짐도 하며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는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타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그런데 읽는 일기라니!
저자는 "성찰은 쓰기뿐 아니라 읽기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도 요즘 명언 들을 필사하며 깨달음을 얻고는 하는데 이 책은 또 어떤 깨달음들을 알려줄까? 다른 사람들은 인생을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이 책의 구성은 인생의 열두고개로 인생의 생김새/선택의 사슬/울면서 인생을 시작하는 어른의 아버지/수직으로 도약하는 아이와 수평으로 굳어버린 어른/기대치의 널뛰기/ 이기주의와 자아의 발견/ 자유인이 되려는 반항/ 판박이 세상에서 혼자 가는 길/꿈을 꾸는 시간과 깨어나는 시간/ 성숙하는 영혼의 넓이/하늘의 별을 보고 땅의 나를 보고 / 운명을 설계 하는 권리와 책임으로 나뉘어 전개되지만 저자는 이야기한다. 읽고 싶은 곳을 아무데나 읽어도 상관없다고 ... 두서없는 세상 살이이니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냐는 말이다.
나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니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모여서인지 교육에 관한, 아이에 관한 대목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했다.
요즘 아이가 떼를 부릴 때가 많은데 아이에게 대하는 내 행동이 딱 이 내용이다. 아이는 아이일 뿐이라 투정도 부리고 떼도 부리는 것인데 내가 아이를 아이로 인정하지 않고 내 기준으로 완벽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너무 엄격하게 굴었던 것 같다. 아이는 아이일 뿐이다. 오히려 어른이 더 그런다는 것을 인정하긴 싫지만 아이는 나의 그런 점들을 수시로 끌어내는 것 같다.

아이 한글을 가르쳐주며 억지로 이끌어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했다. 나혼자 발등에 불 떨어져 아이 한글 공부를 시키는데 아이는 영 신통치 않고 지루해한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을까 싶은데 억지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는 것은 남는 것도 없고 안좋은 기억만 남을 거 같아 포기했다.
아이는 지루해하고 어떻게 하면 하고 싶고 알고 싶게끔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해봐야겠다.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었지만 살면서 왜 이런 것은 안가르쳐 주었을까 싶은 게 참 많다. 살면서 중요한 게 돈 모으는 방법, 좋은 부모 되기, 남의 마음 알기, 대학에 들어간 이후의 삶의 목표 등을 설정하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대학만 가면 끝인 줄 알고 공부했건만 대학에 들어가니 뭘 해야할지 몰라 더 방황했던것 같다. 그때 그 시절 미래를 생각하고 더 잘 준비했다면 어땠을까?
살면서 돈이 소중하고 돈을 잘 모르고 돈 모으고 잘 쓰는 방법을 몰라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인생에서 이런 중요한 것을 학교나 가정에서 알려주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육아를 하며 매순간 학교에서 이런 것도 알려주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하기 전 따로 나라에서 부모수업 같은 걸 의무적으로 받게 한다면 좋았을 것 같다.그렇다면 아동 학대 같은 것은 좀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부모가 되니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참 녹록치 않다.
심리 수업 같은 것도 배워서 마음 마음 잘 헤아리기 같은 수업도 받았다면 더 좋았겠다. 남의 마음을 잘 몰라 오해를 하거나 싸움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살면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게 이렇게나 많은데 인생을 살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살아야하니 가끔 그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여러 상반된 견해들을 통해 내가 취해야 할 관점에 대해 균형감 있게 적용하려고 노력한 거 같다. 그런데 가끔 저자의 부모 노릇을 이야기할 때 엄마만을 타겟으로 부정적으로 말하는 뉘앙스가 조금 거북했다. 친구와 놀아야 할 놀이터에서 엄마와 아이만 논다든지, 십중팔구 따로 할 일이 없다는 둥 하는 것은 현실을 잘 모르고 보이는 것만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좀 읽기가 거북했다.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할 일이 엄청 많다. 하지만 아이가 밖을 나가길 원하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나가는 것이다. 놀 친구가 없어서 엄마랑 놀기도 하고 어릴 때는 친구보다 엄마를 더 좋아한다. 옛날처럼 마을의 문화가 아니라서 엄마인 나도 안타깝다. 친구가 없어 놀이터라도 가야 아이들을 보기 때문에 놀이터에 가기도 하고 층간소음의 문제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도 한다는 것을 저자는 알았으면 한다. 절대로 따로 할 일이 없어서 나가는 게 아니다.
어머니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는 명언들이 있어 조금 거북했지만 다른 것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명언들이 많았다. 게다가 작가님이 번역가여서인지 명언이 영어로도 적혀있는데 필사하거나 의미를 해석하기에 좋다. 사색하고 성찰할 수 있는 명언들과 함께 개인적으로 충만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