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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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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마주 할 수 있는 조건은 만만치 않다. 주인공 둘은 두사람 모두 눈속에서 지형을 파악하지 못한체 추락을 한다. 이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에 다가갈 자격을 획득하는 장치다. 다행히 부직포나, 패딩으로 삶을 보존하지만, 어두운 진실을 마주 하게된다.
새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주인공들의 생명에 대한 사랑과 심성을 알려주는 장치로 보인다.
눈은 다양한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것같은데 상실, 아픔, 고통의 기억의 매개체(바늘), 무심한 신….
인선의 잘린 두 손가락은 정순이 4.3 때 잃게된 동생과 오빠를 상징하고 봉합된 두 손가락에 삼분에 한번씩 바늘로 통증을 유발시켜 신경이 죽지않게 하는 것처럼, 형제자매의 고통어린 죽음을 눈이 올때마다 상기하며, 특히 오빠의 확인되지 않은 죽음은 그녀를 오래토록 생존하게 한 듯하다.
기억속의 고통과 그 고통과 작별하지 못한, 아니 안한 그녀가 긴세월동안 집요하게 자료집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진실에 다가가게한 용기는 지극한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리니, 어두운 역사의 끝없는 기억, 소환이야말로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는 방법임을 깨닫게한다.
인선의 아픔 즉, 손가락 봉합과 신경을 살리기 위한 처치는 우리가 막연하게나마 생각하는 타인의 아픔을, 우리가 짐작하기 힘든 정순의 아픔을 직선적으로,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도와준 부분이 이 작품의 빛나는 부분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자행된 집단학살은 갱도에서 일어난 특수성 때문에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체, 삼천구 정도의 유해가 지하갱도의 차가운 물 속에 있다고 한다. 그 처지가 이책의 도입부분에서 부터 반복적으로 언급된 작가의 꿈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더욱 슬펐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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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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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을읽고

일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이차세계대전이 날 즈음의 독일 서남부 슈바벤 지역의 한학교의 학생이야기이다. 봄을 맞은 슈바벤을 지금 이순간에도 가보고 싶게 만들정도의 오감을 자극하는 풍경묘사가 매혹적이다. 그곳에 방문하여 냄새도 맡고 바람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싶다.
동급생은 독일에 오랜시간 살며 자신의 나라인 독일을 사랑하는 유대인 아버지를 둔 한스와 독일 고귀한 귀족 출신의 친구 콘라딘의 우정과 우정의 가치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호감이 가는 친구와 친해지기 위한 한스의 노력과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서로 나누고 즐거워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콘라딘 엄마의 유대인에 대한 생각을 알게된 한스는 유대인에 대한 세상의 시선을 알게되었다. 나치의 집권으로 학교에서 교체된 역사 선생님의 수업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아리안족의 우수성과 인류역사와의 관계등을 주입식으로 교육시키면 수업에 참여하는 유대인 학생을 간접적으로 모욕한다. 학교 분위기의 변화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주인공 한스는 아버지의 결정에 의해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고 남겨진 독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유대인들을 처참하게 학살한다. 숨어있던 우정의 가치는 이 소설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빛이난다. 한스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콘라딘이 건네준 편지는 미래의 자신의 선택을 암시한다. "너는 내게 큰 영향을 미쳤어. 내게 생각하는 법, 의심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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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20세기 - 오늘의 클래식, 시대의 아이콘, 나의 취향이 된 20세기 걸작들의 문제적 탄생기
김재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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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관심사가 인류 고대사에 머물러 있고 문화나 유행에 대해서 너무나 둔감한 내가 선듯 선택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용기를 내서 읽기 시작했다. 유머가 담긴 자상한 표현과 컬러 그래픽 만화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문화사을 이해하기에 참 유익했다.

내쇼널지오그래픽, 라이프지, 펭귄 클래식등 우리에게 익숙한 읽을꺼리들이 탄생하기까지의 풍성한 이야기와 치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것들의 가치를 더해주었다. 위스키이야기, 디저트이야기는 이해하기 쉽게 재료별, 나라별, 지역별로 구분하여 설명을 해주어서 읽고나니 내가 그 분야에 조예있는 사람이 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옆에서 가까이 어디서나 봐왔던 서체개발과 눈에 확 들어오는 신기한 팝아트의 세계에 대한 소개 또한 흥미로웠다.

콜비츠와 라블레 등 내가 알고, 나만의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들과 내가 처음 알게된 인물들의 소개는 이 책을 바탕으로 읽는이의 지경을 확장하는데 깃점이 될 수 있겠다.

벨 에포크와 빅토리아 시대에 향유했던 도자기 산업, 차, 커피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한 꼭지가 될것 같은데 좀 아쉽고 앞으로 좋은 작품 계속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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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해 쏘다 안중근 청소년평전 37
이준희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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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강제 징용에 대한 배상 문제로 촉발된 일본과의 대치 상황이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일본 여행과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위안부 문제와 일제 강점기에 대한 정보, 독립운동가에 대한 정보가 실린 책들을 찾아보았다. 그 중 한 책인 평화를 위해 쏘다, 안중근을 소개하겠다.

보통 안중근하면 떠오르는 것은 하얼삔 역에서 일본인 총감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사살한 독립 운동가라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이 책은 안중근의 일대기를 다룬 책으로 서술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건들과 적절하게 연결하여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다루었다. 을사늑약, 갑신정변, 을미사변, 갑오개혁, 러일전쟁, 헤이그 특사, 국채보상 운동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안중근을 포함한 그 시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우리 민족은 어떻게 반응하였는지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이제와 역사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일본이 어떠한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것을 파악하기 쉬우나, 그 시대에 일상의 삶 속에서 일본의 침략 야욕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부분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안중근은 일본 천황의 의견과는 달리 이토 히로부미의 개인적인 일탈로 일본의 침략을 이해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고 이는 그 시대 사람들도 비슷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책 전체적으로 안중근의사의 어려서 교육환경, 성품과 인간관계를 쉽게 이해하는데 정보를 제공하고 많은 인물들이 포함되어서 책 속의 다른 인물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1909년 청년 안중근은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인 이토를 사살하였고 이러한 독립 투쟁이 밑거름이 되어서 1919년 삼일 운동, 1930년대 무장독립전쟁 등 끊임없는 저항이 가능하였다고 생각되니 깊은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이러한 양서를 많이 읽어 우리가 우리 것을 잘 지켜나가는데 필요한 민족정신과 애국심등을 키워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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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1 - 그래도 지구는 돈다 과학자들 1
김재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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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과학자들’은 사실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나게 된 책이었다.
한편, 그즈음 과학공부를 시작하게된 둘째를 위한 쉬운 물리서적을 찾고 있었고 입시를 준비하는 큰애를 위한 과학역사책이 필요하던 차였다.
운좋게 나에게 온 책을 며칠동안 열심히 읽었다. 긴 과학의 역사 중 세상에 큰 변화를 이끈(그것이 인식이든지, 사물이든지) 과학자들이 책의 대상이었다. 주로 다루어진 내용은 그들의 집안환경, 이룩한 업적, 핵심 이론, 교류한 사람들과의 관계등 이었고 이를 작가는 밀도있는 그림과 재치있는 설명으로 표현하였다. 그 덕분에 글로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는 지식 개념을 (특히 과학분야에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개념을 그림으로 명료하게 묘사하였고 자상한 설명과 농담들이 뒤섞어 있어 지루할 새도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관련 책을 찾아보고 있던 차여서 너무나 반가웠고, 고마웠다.
이 책을 학생들과 과학 교양을 쌓고 싶은 욕심을 가진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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