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 세계를 균열하는 스물여섯 권의 책
강창래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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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세계를 균열하는 스물여섯 권의 책』

‘그들 사이에 놓여 있던 ‘칼’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열아홉 편의 픽션과 일곱 편의 논픽션을 소개하면서, 작품 속 비유와 작가의 삶을 통해 해석을 도와준다.

📚 어떤 형식의 기록이든 그것은 기억으로 재구성한 사실과 쌍둥이 같은 것이다. 모든 쌍둥이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기록은 언어화되는 과정에서 왜곡된다.

기록과 해석

우리는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이 아닌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에 대한 해석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편견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과연 진실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해봤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를 소개하는 글에서 비타 색빌웨스트의 일화들이 나왔을 때, 비로소 그녀가 쓴 『모든 열정이 다하고』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색빌웨스트가 여성이었기에, 생활하며 성장한 저택을 물려받지 못하고 사촌에게 넘겨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녀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레이디 슬레인의 선택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 책은 내가 읽은 책과 소개된 책들이 연결되며 생각을 뻗어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읽었던 책이 소개되었을 때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은 덤이다.)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면서 책을 더욱 깊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깊은 감상을 위해서는 작가의 시대와 인생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마 고전 도서를 읽을 때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가 자주 떠오를 것 같다.

#우리사이에칼이있었네 #글항아리 #문학동네 #강창래작가님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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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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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책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7편의 단편 모두 흡인력이 강해서 푹 빠져서 읽었다. 박정민 배우의 추천사처럼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를 정말로 실천하게 되었다.

가볍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각 소설 안의 메시지는 굉장히 무겁고 가슴 아프기도 했고, 나의 생각들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져보기도 했다.
1.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
• 영화는 그렇게 찍어야 되거든. 감독이 지는 순간 영화도 끝이니까
: 당연하다고 넘어가는 일들 중에 타인에게 상처를 준 일들이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저 문장을 보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이 단편을 읽고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걸 스스로가 모를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워졌다.
2. 스무드
• 당신에게 무척 고맙다고 전해달랍니다. 당신이 아주 소중하대요. 타인에게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었다. 가족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감정의 가느다란 실금이 점차 벌어지더니 뜨거운 무언가가 그 바깥에서 울컥 밀려들어오듯 온몸이 달아올랐다. 이건 민망함일까, 뭉클함일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 처음 한국 땅을 밟아 선입견이 없는 듀이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재미있었다.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무례한 말을 하기도 하고, 어떤 집단에서는 따뜻함을 느끼고 위로도 받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정보에 따라 감정이 변하기도 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것을 왜 잊고 살았을까
3. 혼모노
: 혼모노를 읽다가 어? 읽어봤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있는 책을 펼쳤다. <2024 제 15회 젊은작가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작품이었다. 작년 초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도 굉장히 소름 돋게 읽은 작품이라 도입 부분부터 바로 생각이 났다.
4. 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 죽고자 하는 사람도 빛 속에선 의지와 열망을 키웁니다.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수도 있고, 흔들렸던 신념이 굳건해질 수도 있죠.
: 구보승에 대한 나의 첫 생각은 부조리에 당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여재화 역시 구보승이 뒷배가 없다는 걸 알고 이용했으니까. 읽는 중간에는 구보승이 주어진 목표를 인간적인 감정을 버리고 목표에만 달려 나가는 게 무섭게 느껴졌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증명을 위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임을 잊지 말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
5. 우호적 감정
• 알렉스, 너무 애쓰지 마요. 애쓰면 더 멀어져.
: 읽으면서 반성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행동들을 제 멋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에게 당해놓고 또 믿고 당하고. 너무 애쓰지 말라는 얘기는 나도 들어본 적 있어서 상처받으면서 몰입하면서 읽었다.
6. 잉테기
• 보면 저 양반이나 너나 꼭 닮았어.
뭐가요?
사랑에 갈급해서 제가 받지 못한 걸 죄 자식에게 쥐어 주려고 하는 게 똑같아.

• 아가, 난 말이다. 결핍이 집착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애정도 적절히 내어 줄 줄 알아야 해.
: 처음에는 부유한 서진이가 부러웠는데, 읽으면서 점점 서진이가 그냥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상처받지 말고 원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응원만 하게 되었다.
7. 메탈
: 우림이가 마지막에 전화한 걸 꼭 받아주기를
나와 우림이가 같고, 내 친구와 조현이가 겹쳐서 보였기 때문일까

📚

성해나 작가님의 소설은 나의 편견과 선입견들에 질문을 던졌고, 내가 틀에 갇힌 생각들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놓치는 부분 없이 구석구석 깊게 읽고 싶은 소설이라서 여러 번 재독할 예정이다.
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읽을까? 꼭 선물해줘야지.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받은 가제본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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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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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에 대한 SF동화를 읽은 느낌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과 인간과의 교류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들과 어떻게 공존하며, 사랑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만들어 준 고마운 책.
"나는 온 우주에서 오직 너만을 걱정한단다, 얘야, 모든 별은 어 머니고 우리는 춥지 않단다."
-죽음과 삶, 생명의 순환에 대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문장들이 계속 나와서 기분이 읽으면서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데이모스가 느끼는 이명=통증=살아있음을 나타내 는건가? AI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이처럼 화성의 아이에서 는 동물, Al,정체성 등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던져준다.
읽기 쉬운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드는 좋은 책이라 고 생각한다.

#문학동네 #문학동네서평단 #화성의아이 #화성의아이_김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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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삶과 운명 1~3 세트 - 전3권 창비세계문학
바실리 그로스만 지음, 최선 옮김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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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은 독소전쟁인 스탈린그라드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2차대전은 영화로 많이 접해봤었는데 독소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처음이라 서평을 신청하게 되었다.

1959년 출간 불허 판정을 받고 1980년에서야 러시아에서 출간될 수 있었다는 소개문을 읽고 삶과 운명을 빨리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금서로 지정된 도서들은 그 배경에 대해 누구보다 비판적이고 사실적으로 나타낸다는 기대감이 있어서였다.

마냥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러시아사를 일정 부분 알고 있었고 각주에 배경과 단어의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역사책에서의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기록으로서 원인과 과정의 나열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피해자들의 인생은 크게 다루지 않다. 하지만 <삶과 운명>은 전쟁의 참혹함과 개인이 국가적인 선택에 휩쓸려버리는 파괴적인 삶에 대해서 몰입감있게 알려주고 있다. 이 문학을 읽으면서 역사서 속 몇 줄의 텍스트 속에 녹아있는 개인의 감정과 일상을 너무 무시하고 쉽게 받아들여왔던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반성도 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고유하다. 삶은 그 고유성과 독특성을 폭력으로 지워 없애려는 것에서 고사한다.

🌲다양한 수감자들의 운명에 또 하나의 유사성이 생겨났다. 모든 수감자에게 예외 없이 과거가 한없이 아름다웠가는 점에서 그러했다.

🌲선한이야기? 선한 것이란 대체 뭘까요?
(...)
난 농민들의 엄청난 고통을 보았는데, 집단화는 선 의 이름으로 행해졌어요. 나는 윤리적이고 관념적인 선을 믿지 않아요. 내가 믿는건 인간의 선의죠.

🌲사람들은 이 작은 선, 선하지 않은 선 때문에, 이 작은 선이 이 작은 선을 악이라 여기는 모든 것과 벌이는 전쟁의 이름으로 많은 피가 흐르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리고 가끔 선의 개념 자체가 삶의 재난이 되고, 악보다 더 큰 악이 되어갔다.


책을 읽다보면 선의, 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끝에는 소설의 초입 부분에서 나온 관념적 이념적인 선보다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근본적인 다정함과 사랑이 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바실리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은 마냥 쉬운 소설은 아니지만 전쟁이 주는 감정이 느껴지지않는다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탈린그라드전투를 중심 사건으로 다룬 이 소설은 실상 2차대전의 전모를 보여주며 나아가 20세기 소련과 독일,스탈린 및 히틀러 시대 인간들의 삶과 운명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
(수용소가 언급되는 장면들을 읽으면서 얼마 전 봤던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피아니스트가 생각나기도 했다. 영화도 추천!)

#창비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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