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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인형 ㅣ 상상 그림책 학교 7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엄혜숙 옮김, 레베카 콥 그림 / 상상스쿨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보고 싶은 엄마>를 그린 레베카 콥의 <종이 인형>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어느 나라든지 아이들의 놀이는 비슷한 것 같다. 엄마와 함께 종이 인형을 만들고 색칠하고 상상놀이를 하는 여자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종이 인형들은 공룡이나 호랑이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버스 위나 마당에 뛰어내리기도 한다. 결국 남자 아이의 가위에 작은 조각들로 영영 사라져버리는가 싶더니 여자 아이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 딸을 낳고, 그 딸 아이도 엄마와 함께 다정하게 종이 인형들을 만든다.


작년부터 독서치료 봉사를 하던 차에 교재로 이 그림책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내가 맡은 아이들은 초등학생 5명과 중학생 3명이다. 초등학생들은 '가족 간의 상호이해와 의사소통', 중학생은 '자아정체성 확립'을 주제로 각각 7차시, 10차시의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자신이 인상깊게 본 장면을 묻거나 가족, 나와 관련된 발문을 하였다. 그리고 나서 부록으로 나온 <즐거운 종이 인형 놀이책>에 나오는 인형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자신을 포함하여 가족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골라서 도화지에 붙이게 하였다. 인형과 배경을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색칠하여 완성하고 , 그 장면을 설명하게 하였다.


우선 같이 봉사하는 선생님에게 부탁하여 시범적으로 활동을 해보도록 하였다. 그림 속의 인형은 모두 자신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림은 항상 그 사람을 솔직하게 드러내 준다.

초등부 아이들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꼽은 장면이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하는 아이도 있었고, 이 다음 장면에서 다시 살아나는 인형들이 불사신 같다고도 하였다. 가족을 고르라고 하였는데도 대부분 인형 하나만을 골라 자신이라고 말하였다.

중등부 아이들은 그래도 여러 개의 인형을 붙였다. 그 중 한 아이는 워크북에 나온 인형들을 많이 붙이고 센터에 다니는 친구들이라고 하면서 그 친구들이 모두 자신에게는 가족같은 존재라고 설명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게 하는 데에 그림책을 사용하고 있다. <종이 인형>도 그 중 한 권의 책으로 잘 쓰여졌다.
자신이 힘들다고 느낄 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켜봐주는 그 누군가 한 사람만 있어도 아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오늘도 내가 그 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며 하루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