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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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내가, 어떤 계기로, 만난 여자는, 일가족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였다.' 책 띠지부터 미궁속으로 빠져들 것만 같아 기대감과 함께 읽게 된 책이다. '미궁'이라는 제목만 봐도 어떤 한 사건 이상의 추리를 요하는 소설이 아닐까 예상되었고, 역시나 그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 도서이기도 하다.

그 이유로 여러 점을 꼽을 수 있는데, 우선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나에게는 처음부터 보였기에 설마 아니겠지 하며 결말로 향했던 내 기대감이 낮아졌던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고,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 그리고 이 이야기의 결말을 돌려서 돌려서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결론 부분에 집중적으로 주인공의 대화 하나로 끝냈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추리소설은 자고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 과정을 상상하도록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결론 또한 추리해볼 수 있도록 상황을 여러 가지로 뒤집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결말로 인해 그런 과정들이 모두 생략된 것 같아서이다.

책 자체가 장편은 아니었기에 읽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그래도 짧으면 짧은대로 그 나름의 흡입력을 요하는 것이 바로 추리라는 장르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뭔가 씁쓸함이 남는 도서이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과정 또한 약간의 씁쓸함을 남겼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 또한 이 작가만의 특징은 아닐까 생각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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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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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따뜻하고 잔잔하지만 그 속에 각각의 상처와 슬픔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묶어놓은 단편집을 읽었다. 각 챕터가 각기 다른 내용의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는 책으로 전형적인 한국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 책이다. 각각의 이야기속에서 우리 주위의 아리고도 숨겨져있는 상처들이 하나 둘 읽히는 것 같고, 한국소설을 잘 안 읽는 나로서는 그런 면에서 살짝 진부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듯하다.

우리 주위에는 모두가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살고,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몇 가지 스토리로 묶어낸 책이지만, 모든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슬픔만 느껴진다는게 살짝 아쉽다. 모든 말투와, 문화가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배경만 외국으로 설정해놓은 듯한 것 또한 또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지만, 오랜만에 잔잔하게 읽히는 소설책 한 권을 읽은 듯하기에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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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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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아주 특별한 세 여인, 그리고 헤르만 헤세와의 삶과 사랑을 이 책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사실 읽기 전에는 기대감이 꽤 컸던 작품이다. 한 시대를 휘어잡았던 천재의 우리가 모르고 있는 이면들을 속속 보여주는 책이었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베일에 가려 모르는 모습들이 많은데 그런 점에서 나처럼 많은 사람들도 읽기 전부터 관심을 둘 것같기도 하다.

하지만 읽으면서 천재 작가 헤르만 헤세의 실제 성격, 실제 모습들을 하나 둘 알아내는 것같아 그런 면 자체는 좋았지만 내용상으로는 읽는 내내 짜증이 밀려왔다. 예술과 속세는 모순되는 점이 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오래 그의 곁에 있지 못할 듯 했다. 가정을 위해 헌신, 희생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고, 아이들 두고 심심하면 집을 나가버리고, 여행을 다니는 등 저렇게 살 거면 혼자 살면서 더 훌륭한 작품 많이 집필할 것이지 굳이 저렇게 아름다운 세 여인의 인생을 망쳐야했나 생각이 크게 들었다. 특히나 평생을 홀로 고생하며 지내온 첫 번째 아내인 마리아에게 오히려 정신병 누명을 씌우고, 하는 행동 여러가지만 봐도 덕분에 아이들이랑 떨어져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지내야 했던 그 여인의 마음은 도대체 어떠할까 짐작도 안되었다. 그 와중에 본인은 두 번째, 세 번째 여자와 만나는 등 모습이 짜증이 나다 못해 화가 났다.

많은 작품이 좋은 평을 받아왔고, 지금까지도 유명함에는 틀림 없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그의 모습은 알아서는 안되었을 판도라의 상자인 듯하다. 그런 점에서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 아주 광팬이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비추천하고싶다. 자신의 행동에는 단 하나 반성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사람, 아이들은 다 내팽겨치고 가정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사람, 가족이 어떤 상황에 처했던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사람. 마음대로 떠나고 마음대로 돌아와선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 정도로밖에 내 기억에 남지 않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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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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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이란 한 조직에서 싸움을 가장 잘하는 주먹 짱을 의미하는 부산 및 영남 지역 사투리라고 한다. 읽기 전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이리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작품은 웹툰으로 굉장히 유명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 웹툰의 원작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에 왠지모를 기대감이 살짝 있었다.

『통』은 부산 주먹의 전설 이정우의 파란만장한 서울 진출기를 그린 소설이다. 책 초반에는 그럭저럭 10대 청소년 주인공의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 인문들과의 이야기 등 전반적인 스토리도 있고 잘만 풀어내면 흥미로울 것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어영부영해지는 스토리와 정신없는 등장인물들의 등장에 아쉬움이 컸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의도를 잘 알지 못하겠다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고, 웹툰이 화제가 크게 되었다는 사실이 원작과 많은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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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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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미치도록 가볍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표지와 제목이 이렇게 구성되었을까 읽기 전부터 궁금증이 컸다. 청소년문학이기에 별 기대 없이 본 책임에도 불구하고 소소하게 교훈을 독자들에게 남겨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도서는 새로운 학교에 발령받은 사서교서와 일명 문제아들이라고 불리는 중2 학생들이 도서부에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스토리다.

읽으면서 주인공 아이들인 도범, 해명, 희곤, 이담, 대호 이 모든 아이들이 결국에는 사회가 먼저 문제아 취급하며 버린 카드라고 이미 결정짓고 그리 생각하기에 더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아닌가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병아리도, 닭도 아닌 중닭의 비애를 이들이 겪고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급하게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을 준 결말을 제외한다면 꼭 청소년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자그마한 교훈 하나는 얻고 갈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고, 꼭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이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중닭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미치도록 가려워하는.


중닭 세 마리는 땅굴이라도 팔 기세로 몸을 문질렀다. 목덜미로 문지르다 성에 차지 않으면 날갯죽지로 비비다 두 발로 흙을 퍼낸 뒤 다시 문지르기를 반복했다.
“뼈도 자라고 날개도 자라고 깃털도 자라야 하니께 만날 가려운 겨. 미치도록 가려운 거여. 부리고 날개고 등이고 비빌 곳만 있으면 무조건 비비대고 보잖어.” - 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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