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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평점 :
1913년 세기의 여름
처음 이 도서를 보았을 때에는 1913년 실제로 유럽에서 있었던 모습과 실상들을 보여줄 수 있을 책이라 생각해 그냥 관심이 갔다. 그냥
역사책이 아니고 그냥 소설책이 아닌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형태의 도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간되자마자 '당장 사서 읽어야겠다!'
이런 느낌은 없어서인지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보리라는 마음으로 독서를 미루고 미루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책이
이 '1913년 세기의 여름'이다.
이 책에서는 1913년에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읽다보면 그 시대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불과 몇년 전에 일어난 일들처럼 점점 친밀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각기 다른 배경과 시점에서 이 모든 등장인물들을 하나로 묶어낸다는 게 쉽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플로리안 일리스'라는
이 독일 작가의 뛰어난 집필력으로 마치 하나의 스토리로 자연스레 묶어낸 듯한 느낌도 든다.
프란츠 카프카,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르셀 프루스트,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구스타프
융, 파블로 피카소,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프란츠 마르크, 마르셀 뒤샹, 카지미르 말레비치, 아르놀트
쇤베르크, 아돌프 로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코코 샤넬 등 모두 현대 유럽의 지성사와 문화사에 잊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이들이 이 도서의
주인공들인데 솔직히 말하면 대충 이름만 알고 있던 몇몇 인물들 외에는 처음 보는 이름도 꽤 있어서인지 이 책만 보더라도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것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부터 시작해 이들의 평소 사생활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살짝 어렵고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을 다 읽고 책을 홀가분하게 딱 덮어왔던 평소의 다른 도서들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면 개인적으로
고전문학처럼 시간이 지나도 소장하면서 다시 한 번, 두번, 세번 다시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딱 100년이 지난 지금 2013년의 초반부에 출간되었다면 2013년 내내 화제를 몰고다니는 도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는
점도 있지만 오랜만에 읽은 '특별한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