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중국의 역사
이유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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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중의 하나가 우리가 역사적으로 중국의 침입을 많이 겪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국이란 한(漢)족 중심의 국가이지 현재처럼 다양한 민족을 포괄하는 중국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따지면 북방민족의 침입이지, 중국의 침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거란의 침공시 우리는 그들의 침입을 훌륭하게 격퇴했지만 북송은 중원을 내주고 강남으로 후퇴하여 남송을 세웠다. 몽골의 고려침공시 우리가 40년간 항전하는 기간동안 남송은 멸망했고, 후금의 홍타이시가 조선을 침공하여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항복하였을때 명나라는 멸망했다.  중국은 항상 중화라는 중심위에 동이, 북적, 서융, 남만 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이민족을 나누어 차별화 해왔다. 역사적으로 볼때 중국이 국제적으로 개방적인 성격을 띄는 경우는 이민족들이 세운국가거나 한족화된 이민족들이 중원의 지배자였던 경우가 많다.

 

저자도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지만, 한족중심만의 국가였다면 중국의 영토는 절반이상 축소되었을거란 말은 사실이다. 중국의 마지막 왕조였던 청제국을 세운 여진족은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라는 걸출한 황제들을 배출하면서 중국역사상 외치와 내치에서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지금의 중국영토는 원나라이후 가장 광대한 영토를 가졌으며 러시아에게 연해주와 이리지방의 영토를 빼앗기고, 외몽골을 독립시킬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의 중화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은 그 거대한 영토를 거의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그 거대한 영토속에 내재된 문제에는 민족간의 정체성이 너무 뚜렷하다는 것이 현재 중국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한때 한일간의 외교문제로 까지 번졌던 동북공정처럼 중국은 현재의 국경을 영구화 하기 위해 역사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중국의 국가문물국이 만리장성의 총 길이가 8851킬로미터라고 발표했다. 기존의 길이인 6400km에서 2500킬로미터가 늘어난것은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기존의 산해관에서 압록강변의 호산산성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호산산성이 사실은 고구려의 박작성이 있었던 곳이다.(p.265)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뿐만 아니라 현재의 영토내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국가와 민족들의 역사를 자국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의도가 점점 뚜렸해지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56개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언론에서 간간히 나오듯 티베트나 신장자치구에서의 독립시위가 일어나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탄압하고 있는 것이 경제적성장과 G2라는 중국의 모습뒤에 감추어진 어두운 모습이라고 할수 있다.  

 

오늘날 중국은 56개 민족을 하나의 용광로 속에 녹여내 중화민족을 빚어내려 하는데 그 용광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역사다. 현재 중국은 서남공정과 동북공정뿐만 아니라 기존의 역사관 마저 바꾸어 가며 역사관을 바꾸어 가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민족의 영웅이었던 악비에 대한 평가다.

 

역사 교과서에서 악비를 '민족 영웅' 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삭제 되었으며, 교사용 지침서에서도 이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즉 '민족 영웅'이라는 표현은 전체 중화민족을 대표해서 외국의 침략자와 싸운 이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데, 송나라와 금의 전쟁은 내부의 전쟁이었고 악비는 송나라의 한족만을 대표하기 때문에 민족 영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국가로서의 중화인민공확국에 내재된 고민을 보여 준다.

 

제목처럼 중국사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줄줄 읽어나갈수 있는 책이다.

한권의 책이지만 중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빼놓지 않고 담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중국의 역사를 익힐수 있고, 최근에 보여지는 중국의 역사관에 대한 변화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었다. 방효유를 성삼문과 비교하고, 조광윤을 이성계와 비교하며 한국사와의 유사점을 이야기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또 책 곳곳에 실려있는 역사에 대한 스토리, 예를 들면 주원장의 초상화가 극과 극으로 그려져 있는 이유, 민족반역자의 대명사였던 진회상이 서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등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중국사에 대한 이야기들은 중국사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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