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8
니컬러스 섁슨 지음, 이유영 옮김 / 부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경제서적을 언급하면서 역사이야기를 하는것이 뜬끔없어 보일지 모르겠으나, 내가 중국역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황제가 청나라시대의 '옹정제' 이다. 강희제와 건륭제의 화려함에 감추어져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옹정제는 전 백성을 사랑했으며 부정과 부패를 용납하지 않았던 선(善)한 독재자였다.

내가 그의 업적중에 가장 최고로 뽑는 것이 양자강 이남의 귀족들에 대한 세금징수다. 엄청난 반발속에 결국 징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나,거꾸로 생각한다면 당시 이들의 집단적인 저항이 그의 효과적인 징수정책때문에 생긴것이라는 것을 알수있다. 이것 하나만으로 옹정제를 좋아하는 이유가 될수는 없겠지만 내가 그만큼 탈세를 혐오하고 기득권층에게 도전하는 군주를 그만큼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최근 PIGS라 불리며 유럽발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된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같은 국가들도 그들의 금융위기의 원인중에 하나가 탈세인 만큼 세금에 대한 기업과 기득권자들의 저항은 심하다. 이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외국으로 돈을 빼돌리고 그로 인해 구멍난 국고는 일반서민들의 주머니에서 채워지게 된다. 세금이란 곧 국부다. 뭐 국가재산을 개인금고로 이용하던 대통령을 두명이나 둔 대한민국에서 정직하게 세금을 내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말이다.

 

"해당 기간 동안 (아프리카)40개국 전체에 발생한 실질 자본 유출액은 2004년 약 4200억 미국달러에 달햇다. 2004년 말 현재 귀속이자소득까지 감안하면 총자본 유출액은 607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 40개국의총외채는 '고작' 2270억 달러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 보고서의 저자들은 아프리카는 사실 순 외부 자산이 채무액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세계에 대해 순 채권 국가인 셈이라고 지적했다.(p.266)

 

며칠전에 읽은 <죽은 원조>가 아프리카의 가난에 대한 원인을 아프리카대륙 하나만을 고정시키고 그 안에 국한시켜서 문제점을 파악한 책이라면 이 책은 아프리카가 가난한 원인을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샅샅이 밝혀내고 있다.

 

독일의 한 은행이나 회사가탄자니아에 투자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국가 간에는 이중 과세 방지 조약이 맺어져 있어 특정 소득이 소득 원천지인 아프리카에서 일차적으로 과세된 뒤 유럽에 있는 귀속지로 가서 다시 이차적으로 과세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 이런 조약이 체결되 있다면, 해당 아프리카 국가는 관련 회사가 벌어들인 자국 내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않겠다고 당연히 동의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독일 회사들은 다른 나라로 옮겨 가서 투자를 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분명히 권력 관계가 형성돼 있다. (P.273-274)

 

하지만 독일 회사는 일차적 면세를 받은 소득역시 자국이 아닌 제3의 국가로 보낸다. 이로써 제3의 국가는 독일회사의 소득이 정성스레 준비된 면세 경로를 따라 탄자니아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더 웃긴 일은 미국과 영국, 스위스와 같은 국가들이 조세피난처를 자처하고 자국의 세법까지 개정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들이 원조라는 명목으로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에게 원조라는 명목으로 준 돈은 다시 그들의 땅에 투자되어 그들을 살찌게 하는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 부패 순위에 의하면 미국은 말할 나위도 없고 영구과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들에 속해 있다. 사실 부패 지수 상위 20개국 중 약 절반에 이르는 국가들이 대표적인 비밀주의 국가들인 반면, 실로 거대한 규모로 이루어지는 불법 자금 흐름의 희생자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가장 더러운'국가들로 순위가 주어졌다.(P.244)

 

최근 국민들의 세금을 개인의 용돈으로 사용하신 후 통장에29만원 밖에 없다고 하던 전직 대통령의 손녀딸의 초호화 결혼식이 있었다. 세금도 아닌 추징금 한푼 걷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세청이 무능해서 그런것일까?

그런데 왜 우리집은 왜 이리도 많은 세금청구서가 날라오는걸까? 종합소득세, 재산세 그리고 각종 세금고지서. 한국내에서 세금한푼 안내는 버러지들이 득실대는 상황에서 국가간의 관계에 따른 탈세현장을 연구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조금 씁쓸하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이 책이 국가간의 부의흐름의 연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할수 없으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열심히 발로 뛰면서 수없이 많은 인터뷰와 자료수집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일단경제에 문외한인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책이니 속는셈 치고 한번 읽어보면 피가되고 살이 될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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