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세상을 더듬다
저우쭝웨이 글, 주잉춘 그림, 장영권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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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로 꼽히는 달팽이.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법한 집 한채를 날 때부터 지니고 있지만, 그 집마저 깨지기 쉽고 달팽이를 짓누르는 짐이 되기 일쑤다. 이 책의 주인공 달팽이도 처음엔 느리고 연약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고 막막해하지만 쉬지 않고 자기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

 

죽음의 공포가

 

'산다는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했다.

 

어떻게 살아야 뜻인는 걸까?

 

'느림'이 잘살게 해 줄 수 없다면야

 

'빠름'이 진리일 터이지.

(p.8-9)

 

그리고 주인공 달팽이에게 빠름의 미학을 가르켜주던 말벌이 거미줄에 걸리고, 농약에 온 생명들이 죽어갈때 단단한 껍질속에 몸을 숨겨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느림의 미학'

 

이 책은 달팽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 문구가 말해주듯 이 책은 글보다는 그림이 많다. 저자 주잉춘은 잠자리 한마리를 그리는데 꼬박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간단한 마지막 수정작업 외에는 컴퓨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그렸다고 한다.

 

달팽이를 기르며 관찰하는데 1년, 그림 작업에만 1년, 그리고 편집과 디자인, 제작 등에 걸린 시간이 또 1년, 특히 등장인물(?)묘사에 공력을 쏟아, 잠자리 한마리를 그리는데 꼬박 이틀이 걸리기도 했다.

(p.124. 옮긴이의 말中에서)

 

기간으로만 보면 저자가 자신의 영혼을 투영한 작품같은데 많은 텍스트를 읽기를 원한 독자라면 실망할수도 있을 책이다. 나 역시 책을 보며 이 책을 읽는 시간보다 리뷰에 대해 생각하고 쓰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전작 <나는 한 마리 개미>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칭호를 얻으면서, 저자의 명성이 자자해 졌다고 한다. 솔직히 내 생각에 이 책은 돈주고 사보기에는 아깝다. 그냥 아름답고 서정적인 달팽이의 여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글귀와 함께 저자가 1년간 공들인 그림속에서 달팽이를 찾는 재미나 느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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