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 - 읽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마법같은 단어들
김상용.윤희상 지음 / 라온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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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처럼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을 한 권 만났다. 푸르고 맑은 하늘 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아래 양팔을 있는 대로 벌리고 힘껏 점프해 오르는 소녀의 모습을 표지에서 만날 수 있다. 표지 아랫부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 개양귀비 꽃이 수를 놓고 있다. 액자에 걸어 두면 그냥 작품이 될 정도의 예쁜 그림이다.

 

 

   이 책을 꽤 오랜 동안 가방에 넣고 다녔다. 조그만 문고판 사이즈에 얇은 데다 펼칠 때마다 예쁜 사진에 눈이 호강하고,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 모처럼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한 책이다.

 

 

 

   <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100가지의 영어단어를, 저자이신 김상용 님이 국제 학교 교사 시절 창안한 영어 어원 이미지 학습 방법에 의거해 기억하기 쉽도록 영어 어원 설명과 더불어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좋아하는 단어 중의 하나인 비범함 Extraordinary 에 대해 살펴볼까?

 



 

extra(=out 외부) + ordin(=order or row 줄 순서) + ary

줄의 순서를 맞추지 않고 밖으로 나와 있는 사람

 

 

 

 

 

 

비범이란, 순서대로 서 있는 줄 밖으로 빠져나와 있는 독특한 것이다.”


 

   영단어 공부를 하면서 영어의 어원에 대한 책을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원을 알고 있으면 영어 단어 암기에 상당한 도움을 받는다. 입시나 취업 준비 등으로 주어진 시간 안에 되도록 많은 양의 단어를 습득해야 할 때 아주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위 예시처럼 extraordinary를 비범함으로 외워도 좋지만,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쪼개어 어원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유출해 보면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영단어 공부에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으로 읽는 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는 책이라는 것에 있다. 단어를 어원 설명에서 그치지 않고 단어를 기분 좋게 풀어 독자를 다독여 주는 힘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속해서 위의 extraordinary를 예로 들자면, 나는 저자가 쓰신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조화를 이루는 평범한 삶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발휘되는 비범함을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꿉니다.

지금 주류의 무리에 끼지 못했다고 불안할 필요 없습니다.

나만의 개성, 남과 다른 비범함으로 모든 상황이 역전될 수 있으니까요.

  

  Happy, Love, Dream, Recollection 등 입에 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단어들 외에도 Surrender(굴복), Wrath(분노), Tragedy(비극) 등의 단어들 역시 어쩜 그리 잘 풀어 내셔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시는지 감탄하면서 읽었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 기분 좋게 선물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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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문학 길잡이 -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설명서
경이수 지음 / 책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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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고학년 때인가? 엄마가 큰 맘 먹고 전집을 여러 질 한꺼번에 들여 주신 적이 있었다. 지금 얼핏 기억이 나기로는 큰 아이들이 보는 백과사전과 위인전, 세계 문학 등이었던 것 같다. 그 중 학교에 갔다 오면 손도 채 제대로 씻지 않고 자기 직전까지 파고들어 읽었던 것이 세계 문학 전집이었는데, 정확히는 몰라도 약 백 권은 족히 되는 장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른이 된 지금에 와 돌이켜보니 양장본으로 만들어진 그 고급스런 세계 문학 전집의 대다수의 작품들이 고전혹은 인문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칭해지고 있지 않은가? 나와 동생의 결혼으로 집 평수를 줄여 가시며 헌책방으로 보내졌다는 그 장서들이 더할 나위 없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초보자를 위한 인문학 사용 설명서라는 부제를 가진 경이수 님의 친절한 인문학 길잡이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나의 청소년기에 접했던 그 고전들이 하염없이 그리워졌다. 생각해보면, 그 때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신나게 읽은 것이었으리라. 경이수 님의 말씀처럼 지금 다시 읽게 되면 또 다른 해석과 느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이 책은 말 그대로 인문 고전 열 다섯 편에 대한 섬세하고도 유쾌하며 친절하기까지 한 인문학 길잡이이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살며 느끼는 공통된 고민거리라든지 물음을 먼저 제시하고, 이어 해답을 줄 수 있는 고전 소개를 하는 방식으로 구성 되어 있다.

 

   열다섯 권의 인문 고전서에는 이미 읽은 책도 있지만 아직 못 읽어 본 책이 더 많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으며, 그가 실제 22개월 동안 윌든 호숫가에서 살며 자급자족하고 문명을 멀리했던 삶, 그래서 더욱 탁월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묘사가 넘쳐난다는 그 작품을 읽으면서 힐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해 놓은 책 중에 가장 읽고 싶은 책은, 단연,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저자의 30, 40대는 여행과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로 충만한 삶이었을 만큼 자유와 방랑의 시간을 꽤나 길게 보냈다고 한다. 그 중 조르바 역시 여행길에서 만난 실존 인물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 또한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대리 만족 또한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소개하시면서 책 속에 있는 나비에 대한 번데기 이야기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셨는데 그 부분이 마음에 콕 와 닿았다. 결론은, 서두르지 말고 안달 내지도 말고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겨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안달복달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라는 낱말을 찾아줄 수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올해는 고전을 찾아 탐독하고 싶다. 경이수 님이 책을 덮으면서 제안하신 바와 같이 스마트 폰을 닫고, 고전을 펼쳐 들고 고전의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 나의 내적인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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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 잉글리시 표현 사전
최혜림.이우선.이은별 외 지음, Jay Waters 감수 / 넥서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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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영어 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영어권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즐겨 듣는 마더구즈는 기본이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영어책들이 1년에도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영어는 기본, 인성이 필수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언어학자 촘스키에 의하면, 인간의 뇌에는 선천적으로 모든 언어 구사에 필요한 기본 원칙이 담겨 있는 특수 기관이 존재하는데,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라고 하는 이 언어 습득 장치를 통해 사람은 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 환경에 태어나 그 언어와 접촉하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생활 속에서 접한 언어를 모국어로 구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섯 살의 미국 아이가 오랫동안 영어 공부에서 손 놓은 한국 성인보다 영어를 더 잘 구사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이 언어 습득 장치는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현저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 조기 영어 교육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촘스키의 이론이 많이 인용되었다 


   영어를 모국어 학습으로 인식시킬 만한 환경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과 같은 EFL(영어를 외국어로 인식) 환경에서는 앞서 말한 촘스키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분명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제가 집에서는 어떤 것을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 라는 물음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나와 잠깐 소개할까 한다. 어학교재 출판사의 선두주자라고도 할 수 있는 넥서스에서 펼쳐낸 맘스 잉글리시 표현사전이다.

 

   사전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게 이 책은 무려 500페이지에 이르는 두께를 자랑한다. 본문에 수록된 5000가지 표현을 원어민의 음성으로 담은 mp3 CD 또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section 1~14와 엄마표 홈스쿨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section 1에서는 우리 가족의 하루 일과 중 가장 흔하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이 수록되어 있고, 이후 section 2는 상황별 생활 영어, 3부터 14까지는 놀이나 집 주위 일상생활 또는 야외 활동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  앞에 몇 페이지를 넘기면 바로 볼 수 있는 엄마가 매일 쓰는 리액션 표현 베스트! 한 마디, 두 마디, 세 마디로 말 해 볼 수 있는 표현들이 나와있다. 평소 아이와 대화하면서 엄마들이 얼마나 많이 하는 표현들인지... 긴 문장도 아니니 머리에 쏙쏙 넣어 두고 적재적소에 아이에게 리액션 한다면 아이가 영어 표현하는 데 있어 더욱 신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같은 뜻이라도 다양한 표현을 해준다면 아이가 더욱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영어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권말 부록이지만 활용할 것이 무궁무진한 엄마표 홈스쿨링 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요리, 미술, 체육, 수학, 과학, 영어 등 무려 여섯 개의 영역에서 엄마표 수업을 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두었는데, 실제 아이와 함께 활용한 사진들이 수록되어 더욱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에는 엄마가 매일 쓰는 리액션 표현을  붙여두고 활용할 수 있는 포스트까지 붙어 있다. 엄마가 자주 머무르는 주방이나 침실 등에 붙여두고 외워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영어에 손을 놓고 있던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 웹이나 또는 오프라인에서 삼삼오오 모여 영어 공부를 한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이의 영어 공부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노출되어 있는 언어를 스펀지처럼 쑥쑥 빨아들이는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에게 나는 이 '맘스 잉글리시 표현사전'을 적극 권하고 싶다. 지치지 않고 매일 매일 생활 영어를 조금씩이라도 노출시켜 준다면 분명 그 결과는 좋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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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밥상 - 보약보다 귀한 밥 한 끼
김수경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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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직장 생활 하면서 아이들과 겨우겨우 챙겨 먹는 끼니였는데, 최근 시부모님과 합가를 하게 되면서 더 이상 대충 차려 먹는 밥상을 낼 수 없어, 매일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어머님은 워낙 저체중이신 데다가 아버님은 오랜 동안 앓고 계신 지병이 있으셔서 그에 맞는 고단백 식과 저염식, 저탄수화물식 등 가려야 할 메뉴 및 조리법 등이 많고 보니 더욱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니 요즘은 건강한 밥상, 착한 밥상 메뉴를 검색해서 주방 한 켠에 레시피를 띄운 스마트 폰을 두고 그것을 보면서 분주하게 밥상을 준비하는 때가 많아졌다.

 

 

   마침 밥상에 대한 고민이 깊은 내게 온 보약보다 귀한 밥 한 끼 착한 밥상이라는 고마운 책! 개그맨 이윤석님의 아내인 한의사 김수경님이 낸 책으로, 10년 넘는 한의사의 연륜이 그대로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엄청난 교통사고를 겪은 후,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도해 본 운동과 식단 조절이 속이 편해짐은 물론 신체까지 튼튼해지는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기록이기도 해서 쉽게 읽히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착한 밥상의 대전제는 바로 소화가 잘되는 밥상이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은 결국 노폐물이 되어 가벼운 피로나 어깨 결림,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토피 피부염, 감기, 인후통 등 생활에 불편을 주는 사소한 증상 뿐 아니라 암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혈관 내에 혈당치가 높으면 대장암, 자궁암, 유방암, 담낭암 등 각종 암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많다고 한다. 과일 또한 과당이라는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이를 많이 섭취했을 때에는 지방간을 부르고 비만 및 인슐린 민감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1일 권장량만큼만 적정하게 먹는 것이 좋겠다.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돼지고기의 재발견이다. 저자는 친정어머니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걱정하실 때, 돼지고기를 조금 넣고 채소를 많이 넣어 끓인 돼지 채소 탕을 하루 두 번 씩 드시라고 권했는데, 6개월 후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정상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더불어 빵과 고구마 등의 탄수화물 등은 일절 금한 결과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3분의 1 정도의 분량을 자랑하는 약이 되는 착한 밥상의 메뉴 레시피에 있다. 여기에서는 돼지고기, 토마토, 아보카도 등의 재료로 소화가 잘되는 건강한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담담한 맛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약이 되는 착한 요리가 소개되어 있는데, 비교적 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조리법 또한 어렵지 않아서 부담 없이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라 자주 밥상에 올려보려고 한다. 먹는 습관의 변화로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면, 가족을 위해 당연히,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의사 김수경님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kidzfood) 에서도 건강에 대한 정보와 착한 밥상에 대한 레시피를 얻을 수 있으니 자주 들러서 도움을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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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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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靑春)이란 단어 참 좋다. 푸른 봄이라니!! 더 정확한 뜻을 찾아보기 위해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 나도 이젠 청춘을 그리워해야 하는 나이가 된 건가? !



  이 책은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음악 작가 겸 음악 평론가로 활동 중인 배순탁 작가가 쓴 책이다. 책 구석구석 그의 청춘과 음악이 지나칠 정도로 잘 이해가 되는 것은 아마도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나의 청춘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는 얼마 전에 우리 곁을 안타깝게 떠난 우리들의 마왕, 신해철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엄마께 받은 용돈을 모아 가장 먼저 산 테이프가 바로 신해철의 2myself였는데, 나는 정말 이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때로는 사랑을 이야기 하는, 때로는 인생을 이야기 하는 그의 노랫말과 중저음대의 그의 목소리를 얼마나 좋아했던가! 그는 015B에 대한 이야기에서 ‘X세대란 단어를 언급한다.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려 하는 X세대, 내가 바로 그 X세대가 아니었던가! 더 이상 사랑을 찌질 하게 노래하지 않는, 사랑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한 사랑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X세대에게 015B는 그래서 더욱 잘 부합했던 그룹이 아니었나 싶다. 윤상이 전자 악기를 통해 어쿠스틱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감동을 전달하는 아티스트임을 배 작가님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윤종신, 유희열 등에 대한 음악 평론가 입장에서 전해줄 수 있는 정보 및 트랙 소개 등이 무척 유익했다.



  나의 청춘을 달린 음악들은 어떤 것들이었나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10대를 돌이켜 보면, 투투나 마로니에, 듀스, 룰라 같은 그룹들의 상큼하고 신선한 노래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윤상, 이승환, 윤종신의 음악도 좋아해서 듣기는 물론 피아노 악보를 사서 아침저녁으로 피아노를 쳐대며 노래를 불러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대한민국 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출연 또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반 친구들과 간도 크게 새벽 4시에 만나 택시를 타고 서태지와 아이들 콘서트 장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다가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일도 있었다. 20대 때에는 주로 감성적인 음악들을 많이 들었는데, 특히 유재하, 이소라, 토이, 성시경 등의 목소리와 노래를 참 좋아했다.



  이 책을 통해 배순탁 작가와 동시대를 달려 온 나의 청춘에 함께 했던 음악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아티스트에 대한 음악적인 정보들을 얻음과 동시에 추천 음악 등을 일일이 찾아 들으면서 듣는 즐거움까지 충분히 만끽하였다. 때로는 그의 아픈 곳들까지 들어내며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배순탁 작가, 음악 작가나 음악 평론가가 아닌 그저 동시대를 살아 온 같은 연배로서의 그가 불쑥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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