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ㅣ 라임 주니어 스쿨 14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조안 카사라모나 구알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22년 3월
평점 :
되고 싶은 것이 많은 에바. 에바의 소개를 읽으면서 뭔가 부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자기에 대한 확신 같은 것이 에바에게서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호기심이 가득한 에바는 어느 화창한 일요일 아침, 산책을 하러 가서 다람쥐를 만나게 된다. 금반지를 입에 물고 있던 다람쥐를 뒤쫓아서 가다가 어느 집 문 앞에 서게 된다.
'맞춤형 멀티버시티 스쿨
무료 입장 및 무료 퇴장'
다람쥐를 쫓아오다가 할아버지를 만나고 맞춤형 멀티버시티에 들어가게 되는데... 뭔가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 같기도 하고 했는데, 아마도 최근에 영화를 봐서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질문으로 시작을 하는 것도 뭔가 신선했다. 뭐가 되고 싶어?, 넌 어떤 세상에 사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지?, 누가 이야기해주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니?, 무엇을 이야기해 주지?,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같은 질문들이 각 챕터의 질문으로 주어지고 그 질문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챕터인 '이상한 학교'에서 하는 대화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먼저 네가 모르는 게 뭔지 나한테 가르쳐 주고, 그다음에 배우고 싶은 게 뭔지 말해 줘야 해. 그게 이 학교의 규칙이야."
이 부분을 읽는데,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배우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이라니,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계속 되는 레이 할아버지와 에바의 대화를 통해 함께 생각하게 하고 고민도 하게 만들고, 깨닫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질문을 통해 모르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였다. "중요한 건 뭐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이지. 어떤 사람으로 변하고 싶은가가 중요하다는 얘기야." 에바가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괜스레 걱정하는 것을 함께 나누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는데, 에바의 말에 많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레이 할아버지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레이 할아버지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받고 싶은 에바가 되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여러 번 읽고 싶은 동화책이라는 것은 정말 분명하다!